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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변덕에 놀아난 공화당"... 우크라 지원·국경 통제안 좌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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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변덕에 놀아난 공화당"... 우크라 지원·국경 통제안 좌초

입력
2024.02.0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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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상원서 초당적 '안보 패키지' 부결
"트럼프가 공화당 압박한 결과" 비판
민주, 우크라 예산 별도 처리도 '난항'

미치 매코널 미국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가 미국의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과 국경 통제 강화 등을 담은 '안보 패키지' 표결이 있었던 7일 워싱턴 국회의사당에 들어서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미치 매코널 미국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가 미국의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과 국경 통제 강화 등을 담은 '안보 패키지' 표결이 있었던 7일 워싱턴 국회의사당에 들어서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의 우크라이나·이스라엘 군사 지원과 국경 통제 강화 등을 담은 '안보 패키지'가 폐기될 운명에 처했다. 연방 상원의 민주·공화 지도부가 수개월 협상 끝에 내놓은 초당적 합의안에 공화당 의원들이 반기를 들면서다. 공화당 유력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법안 처리 반대 입김이 작용한 결과다. 대선을 앞두고 주요 안보 정책이 선거에 밀렸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공화당 반대 '안보 패키지' 좌초

7일(현지시간) 미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최근 상원이 공개한 1,183억 달러(약 157조 원) 규모 안보 패키지 법안 통과가 사실상 좌초됐다. 이날 미 상원은 패키지 법안을 표결에 부치기 위한 전 단계인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결과는 찬성 49명, 반대 50명이었다. 토론을 종결하고 표결에 부치려면 최소 60명의 찬성이 필요한데 이에 크게 못 미쳤다. 지난 4일 상원 양당이 초당적 합의안을 내놓은 지 사흘 만에 법안 처리가 어려워진 것이다.

이날 결과는 트럼프 전 대통령 의중이 작용한 결과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양당이 합의한 남부 국경 통제 법안을 "끔찍하다"고 공개 저격했다. 외신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기 위해 법안 처리를 저지했다고 본다. 애초 트럼프 전 대통령이 국경을 통제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으면서, 바이든 행정부의 이민 문제를 쟁점화하고 비판하기 위해 국경 통제 관련 법 통과를 막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트럼프에 동조한 공화당 의원들은 이날 단체로 법안에 반기를 들었다. 공화당 상원의원 49명 중 45명이 반대표를 던졌다. WP는 "트럼프는 정치적 변덕에, 의회를 굴복시키기 위해 공화당 유력 대선주자라는 자신의 지위를 이용했다"고 꼬집었다. 영국 로이터 통신도 "트럼프가 바이든을 이기기 위한 선거 전략으로 국경 문제를 이용하기 위해 공화당 의원들을 압박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선두를 달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뉴햄프셔주 런던데리의 한 유세장에 도착해 지지자가 건넨 모자에 서명을 하고 있다. 런던데리=AP 뉴시스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선두를 달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뉴햄프셔주 런던데리의 한 유세장에 도착해 지지자가 건넨 모자에 서명을 하고 있다. 런던데리=AP 뉴시스


트럼프 압력에 굴복 "우크라 절망"

상원 다수당인 민주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경 통제 관련 내용을 뺀 대외 안보 관련 예산안만 별도로 처리하는 '플랜B'를 내걸고 해당 표결 일을 8일 오후로 잡았다. 하지만 예산안이 상원을 통과해도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을 꺼리는 공화당 강경파가 포진한 하원 문턱을 넘길지는 또 미지수다. 이들 강경파는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이 우크라이나 지원안을 발의하면 그를 탄핵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트럼프의 의회 개입과 이로 인한 혼란에 가장 절망하는 건 우크라이나다. 오는 24일 개전 2년을 맞는 우크라이나는 비축한 포탄을 대부분 소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이날 유럽연합(EU)에 포탄 공급을 늘려달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미 CNN방송은 "대선 경선에서 국경 문제를 선거 전략으로 삼는 트럼프 탓에 미국의 주요 동맹국인 우크라이나 지원이 중요한 시기에 위기를 맞게 됐다"고 짚었다.

조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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