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백일섭이 안타까운 가족사를 고백했다.
7일 방송된 TV조선 '아빠하고 나하고'에서는 백일섭 부녀가 손자들 없이 처음으로 밖에서 만남을 갖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백일섭은 보청기를 맞추게 된 사연을 밝혔다. 그는 "7, 8년을 상대방 대사가 안 들려서 입모양을 보고 연기했다. 그런 상태가 계속되니 머리가 아프고 무기력해져서 도저히 안되겠더라"라고 말했고, 딸 지은 씨는 "옛날부터 아빠가 귀가 안 좋으셔서 보청기를 했으면 했는데, 오랜만에 만나 보니 보청기를 끼고 계셔서 너무 좋았다"라고 호응했다.
그러면서 "귀가 잘 안 들리시니까 항상 아빠랑 대화할 때는 크게, 딱 필요한 말만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대화할 기회가 많이 없었던 것 같다"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런가 하면 이 자리에서 백일섭은 복잡한 가정사와 함께 가슴 아픈 인생사를 처음으로 꺼내놓았다. 엄마가 4명이었다는 백일섭은 고등학교 1학년 때 누나의 도움으로 친엄마를 만나기 위해 서울로 상경했다고 밝혔다. 백일섭이 "기대를 안고 올라왔더니 엄마 옆에는 다른 아버지가 있었다. 엄마가 혼자 사시는 줄 알았는데 마음이 많이 상했다"라고 하자, 지은 씨는 "지금 생각하면 고 1이면 아기인데"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표현했다. 그리고 "아버지한테는 새어머니가 있었고, 어머니한테는 새아버지가 있었다. 마음 한 쪽이 항상 허전했다"라며 상처 많은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또 백일섭은 "새아버지가 술주정꾼이었는데, 내가 그 주정을 배운 것 같다", "집에 가면 소리 지르는 모습뿐이었다"라며 지난날을 떠올렸다. "어느 날 김씨로 성을 바꾸라고 했다. 기분이 정말 난장판이었다"라며 새아버지에 대한 트라우마를 고백하기도 했다. 이어 "마음이 복잡했던 때 마침 가수 남진을 사귀었다. 남진에게 일이 없는 날이면 항상 남진의 집에서 지냈다"라며 어려웠던 시절 맺게 된 남진과의 특별한 인연도 공개했다. 아빠의 과거에 대해 처음 들어본다는 지은 씨는 "아빠도 어린 시절의 영향을 받았겠다는 짐작은 하고 있었다. 나이가 들고 아이들을 키워보니 (아빠의 상처가) 좀 더 와닿았고 힘드셨을 것 같다"라고 반응했다.
딸 지은 씨는 "아빠가 술, 담배를 많이 하시니까 나는 술, 담배 안 하고 놀러다니지 않는 사람을 찾았다. 잘생긴 것보다는 반듯해서 좋았다"라며 남편과 결혼을 결심하게 된 이유를 고백했다. 이어서 "어릴 때는 아빠 같은 사람이랑 결혼하고 싶다는 친구들이 부러웠다"라며 그동안 말하지 못했던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이에 백일섭은 "아빠랑 반대되는 사람을 선택했네"라며, "잘했다. 나도 내가 잘했다는 말 안 해. 지금도 내가 잘 살았다고 자신 못해"라며 덤덤하게 받아들였다. 아빠의 대답에 지은 씨는 "옛날에는 이런 얘기하면 아빠가 되게 싫어했는데, 이렇게 받아들인다는 것 자체가 큰 변화다"라고 흡족한 모습을 보였다.
한편, '아빠하고 나하고'는 매주 수요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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