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원 못 받는 미등록 경로당 찾아
"난방비와 양곡비를 정부가 우선 지원"
경로당 등록 기준 개선 방안도 마련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서울 강북의 한 미등록 경로당을 방문해 “올해 시급한 미등록 경로당 난방비와 양곡비를 정부가 우선 지원하고, 경로당 기준 개선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설 연휴를 앞두고 경로당을 찾은 윤 대통령은 어르신들과 대화를 나누며 경로당 난방과 안전 점검 상황 등을 살폈다. 차례용 백일주, 유자청, 잣, 소고기 육포 등이 담긴 설 명절 선물과 떡, 과일 등을 전달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정부 지원이 안 되는 미등록 경로당이 이렇게 많은 줄 몰랐다”며 “난방비 등 등록 경로당과 같은 수준으로 지원해 드리겠다”고 약속했다.
법상 경로당으로 등록하려면 회원 20명 이상, 남녀 분리 화장실, 거실·방 등 공용 공간 확보, 거실 면적 20㎡ 이상 등의 기준을 갖춰야 하지만 이런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전국 미등록 경로당이 1,600여 곳에 달하는 것으로 정부는 파악하고 있다. 미등록 경로당은 난방비 등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없다. 윤 대통령은 “등록 기준이라는 것은 어르신들이 건강하고 편안하게 지내시게 하려고 일정 수준 이상의 공간을 만들려고 정한 것이지, 현실적으로 기준을 맞출 수 없는 미등록 경로당에서 불편하게 지내시게 그냥 둘 순 없다”며 제도 개선을 지시했다.
윤 대통령이 함께 방문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을 가리키며 “경로당 문제 말고도 불편한 거 있으시면 여기 복지부 장관에게 다 말씀하시라”고 하자, 한 어르신은 “등록 경로당과 공평하게 지원해 줬으면 좋겠다. 반짝하고 한 번 지원해 주는 것보다 꾸준히 지속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조 장관은 “예산 내에서 최대한 공평하게 지원하고 법제를 정비해 지자체도 지원할 수 있도록 해 어르신들이 즐겁게 여가시간을 보내실 수 있게 하겠다”고 답했다.
또 다른 어르신이 “나랏일 바쁘실 텐데 얼른 가셔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하자 윤 대통령은 “이렇게 어르신들 뵙는 것도 중요한 나랏일”이라고 대화를 계속 이어나갔다고 김수경 대변인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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