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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김유정·여진구·유승호는 왜 안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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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김유정·여진구·유승호는 왜 안 나올까

입력
2024.02.08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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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역 배우의 줄어든 존재감
장르물 인기가 미친 영향

아역 배우 출신 김유정(왼쪽)과 유승호는 오랜 시간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김유정, 유승호 SNS

아역 배우 출신 김유정(왼쪽)과 유승호는 오랜 시간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김유정, 유승호 SNS

안방극장과 스크린에서 아역들의 존재감이 반짝이던 시기가 있었다. 김유정 김소현 김새론은 3김(金) 트로이카로 불렸고 유승호는 영화 '집으로…'를 통해 귀여운 매력을 뽐냈다. 드라마 '해를 품은 달'로 시선을 모았던 여진구, '천국의 계단' 박신혜도 있다. 현재도 몇몇 아역 배우들이 활약을 이어가고 있지만 과거에 비해 아역의 존재감은 크게 감소했다.

박신혜 김유정 여진구 등은 아역배우로 활동할 무렵, 극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다. 2004년 막을 내린 SBS 드라마 '천국의 계단'은 20부작이었다. 이 작품에서 박신혜는 여자 주인공 한정서의 어린 시절을 연기했다. 아역들은 3회까지 등장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김유정 김소현 여진구가 출연한 MBC '해를 품은 달'의 아역 비중은 더욱 높다. 세 사람은 각각 허연우 윤보경 이훤의 어린 시절 역을 소화했다. 20부작인 '해를 품은 달'의 아역들은 6회까지 등장했다. 2016년 막을 내린 MBC 드라마 '내 딸, 금사월'은 51부작이었는데 8회까지 주인공의 아역들이 나왔다.

최근의 드라마에서는 어린 연기자가 극을 이처럼 오래도록 끌고 가는 모습을 보기 어렵다. 인물의 과거 서사가 중요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처럼 신예은 정지소 등 비교적 나이가 있는 배우들이 주인공의 학창 시절을 연기하는 경우에는 이들의 비중이 제법 크다. 그러나 실제 어린아이, 초등학생에게는 극히 일부 장면이 할애되는 경우가 많다. '환상연가'에서는 1화 초반에 아역들의 모습이 나왔으나 20분도 지나지 않아 '10년 후'라는 자막과 함께 성인 배우들이 등장했다.

자연스레 화제의 아역도 줄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더 글로리'의 오지율,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 박소이, '우리들의 블루스' 기소유 등 어느 정도 인지도를 갖춘 배우들이 있지만 극히 일부일 뿐이다. 김유정 김소현 김새론 유승호 여진구 박신혜의 뒤를 아역들이 탄생은 좀처럼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오지율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더 글로리' 등으로 주목받았다. 인코드 제공

오지율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더 글로리' 등으로 주목받았다. 인코드 제공

그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드라마를 선보인 한 PD는 본지에 "아역을 1, 2화 정도 서사를 보여주기 위해 등장시키곤 한다. 그러나 어린 배우들과 함께 촬영하면 어려움이 커서 이들의 비중을 크게 두려고 하진 않는다. 컨트롤이 안 되거나 집중력이 부족한 아이들이 많고 연기를 잘하는 아역은 극히 드물다. 100명 오디션을 보면 1, 2명 정도 괜찮은 수준이다"라고 말했다. K-콘텐츠의 발달로 대중의 눈이 극히 높아진 상황 속에서 이들을 만족시킬 아역을 찾는 일은 매우 어려워진 상황이다.

인기 장르가 달라진 것도 한몫했다. 시트콤이나 풋풋한 로맨스보다는 신선한 소재의 장르물이 주목받는 상황이다. 이 PD는 "요즘에는 시청자들이 자극적이고 재밌는 걸 선호한다. 좀비물이나 '스위트홈' 같은 작품이 많이 나오는 이유다. 이러한 장르의 작품에서는 아이들이 답답함을 유발하는 캐릭터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시청자들이 답답한 캐릭터를 보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시청자의 높은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는 실력파 아역의 부재, 시청자들의 달라진 취향으로 화제의 아역은 좀처럼 탄생하지 않고 있다. 20대 배우 기근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이때, 미래의 연예계를 이끌 새싹조차 발견하기 어렵다는 점이 씁쓸함을 자아낸다.

정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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