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욕·경멸적 인신공격 해당 안 돼"
신흥종교 '아가동산'이 넷플릭스 다큐멘터리로 손해를 입었다며 넷플릭스를 상대로 소송을 냈지만, 법원에서 청구가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5부(부장 송승우)는 7일 아가동산과 교주 김기순 씨가 넷플릭스를 상대로 낸 총 3억 원 상당의 손해배상 등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소송 비용도 원고가 부담하라고 결정했다. 재판부는 "김씨가 이 사건 영상에 대해 다소간 불쾌감을 느낄 수 있더라도 모욕적이고 경멸적인 인신공격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문제의 다큐멘터리는 지난해 3월 공개된 '나는 신이다:신이 배신한 사람들'이다. 김씨를 비롯한 여러 종교단체 교주들에 대해 다룬 8부작 다큐멘터리다. 아가동산 측은 자신들을 소재로 다룬 5화와 6화를 문제 삼으며 소송을 제기했다. 아가동산 측은 "1997년 살인 및 사기 등 혐의를 받은 김씨가 무죄 확정판결을 받았는데도 방송은 김씨가 살인범이라는 강한 의심을 들게 만든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원고 측 주장을 물리쳤다. 재판부는 김씨가 무죄 확정판결을 받은 것에 대해 "무죄추정 원칙에 기한 것일 뿐 김씨가 결백하다는 취지는 아니다"고 지적했다. 관계자 발언 등을 살펴봤을 때 사건 관련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뜻이다.
'나는 신이다'에 대해선 재판부는 "(살인 및 사기 등 혐의 사건) 결론의 타당성을 제작진이 검증하는 것이 아니라 사건 관련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 타당성에 관한 입장을 소개하는 취지에 불과하다"고 판단했다. 이밖에도 △방영 후 여러 달이 지났음에도 수사 요구 여론이 형성되지 않았고 △언론보도와 비교할 때 넷플릭스는 한정된 구독자에 의한 적극적 구매행위에 기해 제공된다는 점 등도 판단 근거가 됐다. 재판부는 "사건 의혹의 진실성을 적시한 것이 아니라 의혹이 제기될 만한 객관적 자료 내지 정황이 있다는 사실을 적시한 것"이라면서 "원고의 청구에 이유가 없어 기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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