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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콩팥병, 소금만 줄이면 된다? 단백질·인(燐) 섭취도 주의해야

입력
2024.02.11 07:5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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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프리즘] 김성권 서울대 명예교수(서울K내과 원장)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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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세 이상 성인 7명 가운데 1명(13.8%)이 만성콩팥병을 앓고 있다. 당뇨병·고혈압 등 원인 질환에 노출된 사람이 늘면서 만성콩팥병 환자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만성콩팥병은 단백뇨가 있거나 ‘사구체 여과율(GFR)’ 60mL/분 미만인 상태가 3개월 이상 지속될 때 진단한다. 사구체 여과율은 콩팥이 1분 동안에 걸러주는 혈액량을 말한다.

당뇨병·고혈압 등의 원인 질환이 없어도 나이가 들면 사구체 여과율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만성콩팥병이 없어도 평소 콩팥 건강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필자는 만성콩팥병 환자에게 항상 “싱겁게 드시고, 가공식품과 육류 섭취를 줄이세요”라고 식습관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런데 한국인의 식습관이 콩팥 건강에 부담을 주는 방향으로 달려가는 듯해서 우려된다. 국민건강통계(2021년)에 따르면 19세 이상 성인 남성의 영양소 섭취 기준에 따른 섭취 비율이 높은 1~3위가 나트륨(188.6%), 인(175%), 단백질(143.2%)이었다. 여성도 나트륨(133%), 인(129.8%), 단백질(118.6%)로 비율은 남성보다 낮았으나 순위는 같았다.

이 세 가지 영양소는 대사 과정을 거친 뒤 노폐물이 콩팥에서 걸러져 소변으로 배출된다는 공통점이 있다. 따라서 이 세 가지 영양소 과잉 섭취는 만성콩팥병의 직접적인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

한국인의 하루 단백질 섭취 권장량은 나이와 성별에 따른 차이가 있으나 대개 50~60g이다. 하지만 이보다 두 배 이상 먹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70대 여성 A씨의 하루 단백질 섭취량은 100g이다. A씨는 “기운을 차리려면 고기를 먹어야 한다”라고 말하곤 한다. A씨의 사구체 여과율은 60mL/분를 살짝 넘고 있는 상태라 육류 섭취를 줄이라고 말하는데도 고집을 꺾지 않는다.

단백질을 과다 섭취하면 콩팥에서 혈액을 거르는 사구체의 ‘과(過)여과’를 초래해 사구체 조직 손상→사구체 내부 압력 증가→사구체 조직 손상이라는 악순환에 빠지고 만성콩팥병으로 악화한다.

하루 단백질 섭취 권장량은 몸무게 1㎏당 0.8g이다. 70㎏인 사람은 56g을 먹는 게 좋다는 뜻이다. 과거에는 몸무게 1㎏당 1g을 권장량으로 한 적도 있으나 최근에는 0.8g으로 줄이라고 권고한다. 만성콩팥병이 있으면 0.6~0.8g이다.

나트륨 과다 섭취가 콩팥을 나쁘게 만든다는 건 이제 상식이다. 소금은 혈관 수분량을 늘려 고혈압을 일으킨다. 그뿐만 아니라 혈관 내벽을 손상해 동맥경화증을 부르고, 이것이 고혈압·만성콩팥병·뇌졸중 등을 일으킨다.

과잉 섭취하는 세 가지 영양소 중에서 인(燐)의 위험성은 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인 과잉 섭취도 만성콩팥병의 주요 악화 요인이다. 콩팥 기능이 절반 이하로 떨어지면 인 배출이 어려워져 콩팥·뼈 등 각종 장기에서 질병이 발생한다. 인이 많은 대표적인 음식이 우유·유제품과, 우유를 넣은 빵·과자·아이스크림 등의 가공식품이다. 청량음료에도 인이 들어 있다.

“나는 하루에 우유 한 잔밖에 안 먹으니 인 섭취가 많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우유 외에 빵·아이스크림·청량음료 등을 즐기면서 인을 과도하게 섭취하고 있지 않은지 살펴봐야 한다.

김성권 서울대 명예교수(서울K내과 원장)

김성권 서울대 명예교수(서울K내과 원장)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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