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결혼하면 남편이 일찍 죽어"
'과부의 해'라는 속설에 불안 커져
CCTV "미신일 뿐" 보도하며 진화
올해가 '과부의 해'라는 미신으로 인해 중국 젊은이들이 결혼을 기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뜩이나 낮은 혼인율과 출생률로 고심 중인 중국 당국은 다급히 "근거 없는 루머에 불과하다"며 진화에 나섰다.
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달 11일 중국 중앙행정기관인 민정부 홈페이지 공공의견란에 한 시민이 "'과부의 해'는 상식과 과학에서 심각하게 벗어났다"고 지적하는 글을 올렸다. 해당 글을 두고 '과부의 해' 논란이 불거지자 민정부는 "해당 문제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에서 '과부의 해(寡年)'는 '봄이 없는 해'를 말한다. 중국에서는 절기상 입춘이 설보다 빠르면 음력 새해가 된 뒤 입춘이 없으므로 '무춘년', 즉 봄이 없는 해라고 한다. 올해는 입춘(2월 4일)이 설날(2월 10일)보다 빨라 봄이 없는 해에 해당한다.
중국에서는 올해 같은 '과부의 해'에 결혼하면 남편이 일찍 세상을 떠난다는 속설도 있다. 또 봄의 시작을 다산과도 연결지어 '봄이 없는 해에는 아이가 없다'는 미신까지 있다. SCMP는 "중국에선 봄이 일 년 중 생명의 기운이 가장 가득하다고 여겨 봄이 없는 해에 결혼하면 불운이 찾아온다고 믿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선 미신에 따른 불안감이 조성됐다. 지난해 말부터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2024년이 결혼하기 적합하지 않은 이유", "용의 해에 결혼하면 안 되나요?" 같은 글이 올라왔다. 올해 결혼을 피하기 위해 지난해 국경절 황금연휴(9월 29일∼10월 6일)에 한 차례 결혼 열풍이 불기도 했다.
이에 중국 관영 CCTV는 지난주 '봄이 없는 해'와 불운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는 내용을 보도하며 불안감 해소에 나섰다. CCTV는 해당 보도에서 "입춘이 없는 음력 해는 드물지 않다"며 "2019년과 2021년에도 음력 해에 입춘이 없었다"고 전했다.
중국 당국이 미신을 신경 쓰는 이유는 인구가 급감하고 있어서다. 중국 인구는 2022년과 지난해 2년 연속으로 감소해 최근 인도에 세계 1위 인구 대국 자리를 내줬다. 신생아 수가 2년 연속 1,000만 명을 밑돌면서 전체 인구도 내리 감소했다. 중국 결혼 건수 역시 2013년 1,347만 건에서 2022년 683만 건으로 거의 반토막이 났다.
다만 일각에선 올해가 중국에서 아기를 낳기에 좋은 해라고 믿는 '청룡의 해'여서 출생률이 오른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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