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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맨' 조진웅의 고백 "난 연기 못하는 배우"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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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맨' 조진웅의 고백 "난 연기 못하는 배우" [인터뷰]

입력
2024.02.07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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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웅, '데드맨'으로 스크린 복귀
하준원 감독 향한 신뢰 "차기작도 기대"

조진웅이 '데드맨'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콘텐츠웨이브 제공

조진웅이 '데드맨'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콘텐츠웨이브 제공


살을 어떻게 그렇게 잘 찌우고 빼는지 사람들이 물어봐요. '나처럼 연기 못하는 사람들은 그런 거라도 잘해야 한다'고 답하죠.

조진웅은 자신이 연기를 못하는 배우라고 말했다. 작품을 위해 감량과 증량을 반복하는 그의 모습은 외적 요소까지 완벽함을 추구하는 연기자로 비치곤 했다. 그러나 조진웅에게 체중 조절은 부족한 연기를 채워주는 부분이었다. 겸손함 덕분일까. 그는 발전을 거듭해 지금의 자리에 오르게 됐다.

조진웅은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영화 '데드맨'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데드맨'은 이름값으로 돈을 버는 바지사장계의 에이스가 횡령 누명을 쓰고 죽은 사람으로 살아가게 된 후, 이름 하나로 얽힌 사람들과 빼앗긴 인생을 되찾기 위해 추적에 나서는 이야기를 담는다.

조진웅이 '데드맨'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콘텐츠웨이브 제공

조진웅이 '데드맨'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콘텐츠웨이브 제공

조진웅은 바지사장계의 에이스에서 하루아침에 누명을 쓰고 데드맨이 된 이만재를 연기했다. '데드맨'은 '괴물' 각본을 공동 집필한 하준원 감독의 데뷔작이기도 하다. 그러나 조진웅은 "감독님의 데뷔작이라는 생각이 안 들었다"고 했다. 하 감독의 유능함 덕분이었다. 조진웅은 "다른 감독처럼 논리적이었고 배우가 놀 수 있는 장을 만들어줬다. (하 감독이) 신인 감독이긴 하지만 이전에도 크고 작은 작업들을 많이 해오셨다. 감독님의 차기작도 기대된다"고 이야기했다.

하 감독은 '봉준호 키드'라고 불리는 인물이다. 하 감독과 봉준호 감독은 2006년 개봉한 영화 '괴물'의 각본을 공동 집필했다. 조진웅은 하 감독이 '봉준호 키드'라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했다. "누구랑 (작업을) 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작품이, 그리고 내가 어떻게 해갈지가 중요하다"는 게 조진웅의 설명이다. 물론 나중에는 하 감독과 봉 감독의 인연을 알게 됐단다. 조진웅은 "작품 할 때 (하 감독이) '봉준호 감독님과 글을 쓸 때 이렇게 했다' '왜 봉테일(봉준호+디테일)인지 아느냐' 등의 말을 했다. '괴물' 때 한강을 가다 신비한 공간, 못 봤던 공간이 있으면 들어가 봤다더라"고 전했다.

조진웅이 하준원 감독을 향한 신뢰를 내비쳤다. 콘텐츠웨이브 제공

조진웅이 하준원 감독을 향한 신뢰를 내비쳤다. 콘텐츠웨이브 제공

이만재 캐릭터에는 하 감독과 조진웅의 어떤 고민이 들어갔을까. 조진웅은 "(이만재가) 올바르게, 정직하게 사는 사람이 아니라 응원하게끔 하는 건 억지다. 하지만 이 인간 군상을 보면서 뭘 느껴야 하는지에 대한 메시지를 보여줄 수 있을 듯했다"고 전했다. 극에 등장하는 사설 감옥과 관련해서는 "아무리 미운 사람도 그곳에 보내고 싶지는 않더라. 리얼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데드맨'의 키워드 중 하나는 이름값이다. 조진웅의 본명은 조원준이다. 그러나 아버지 이름 조진웅으로 활동 중이다. 조진웅에게 '데드맨'이 더욱 각별하게 느껴졌던 이유다. 그는 "아버지의 이름을 쓰면서 '유명해지게 만들겠다'보다는 '진정성을 좀 더 가져야 하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난 아직도 모니터를 못 본다. 내 영화 볼 때 괜찮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긴장도 되고 '왜 저렇게 했지. 이렇게 했으면 어땠을까' 싶을 때도 있다. 이름값을 나쁘진 않게 하고 있지만 만족스럽진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조진웅이 겸손한 면모를 드러냈다. 콘텐츠웨이브 제공

조진웅이 겸손한 면모를 드러냈다. 콘텐츠웨이브 제공

자신을 '연기를 못하는 배우'라는 말로 표현하기도 했다. 그는 "살을 어떻게 그렇게 잘 찌우고 빼는지 사람들이 물어본다. '나처럼 연기 못하는 사람들은 그런 거라도 잘해야 한다'고 답한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촬영 현장의 열정이 자신에게 원동력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스태프와 배우들이 고군분투해 신을 만들어냈을 때 경이롭다. 열정이 아니면 해낼 수 없다"고 이야기했다.

조진웅에게는 특별한 원칙이 있다. 현장에서 스태프들을 세 번 웃겨야 한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현장을 유하게 만들고 작품이 왜 소중한지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전한다. '강적'으로 호흡을 맞췄던 박중훈 덕에 갖게 된 마음가짐이다. 당시 박중훈이 남긴 "배우가 연기하는 건 직업이니까 당연하고 꼭 해야 하는 건 세 번 웃기는 거야"라는 말이 크게 와닿았단다. 조진웅은 연기의 방향성에 대한 질문을 받고 "그런 게 있겠나. 주어지는 일에 충실할 뿐이다"라고 답했다. 겸손함과 우직함이 지금의 그를 만든 게 아닐까.

조진웅의 새로운 작품 '데드맨'은 7일 개봉했다.

정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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