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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살 돈도, 고민도 많은 나이"...40대와 출판계가 사랑에 빠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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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살 돈도, 고민도 많은 나이"...40대와 출판계가 사랑에 빠진 이유

입력
2024.02.06 11:0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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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마흔' 겨냥한 책 지난해 53종 봇물
100세 시대 터닝포인트로 '마흔' 주목
파워 독자층 30대서 40대로 무게 이동
"인생 통찰 필요"...인문+자기계발 결합

'나이 마흔'을 겨냥한 책이 서점가에서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평균수명 100세를 바라보는 시대에 40대는 인생의 반환점인 연령층이다. 달라진 생애주기에 따라 삶의 책임과 무게가 늘고 고민은 깊어졌다. 마흔을 '불혹(不惑·미혹되지 않는다)'이라고 칭한 공자의 말이 무색하게도 요즘 마흔은 인생에서 가장 많이 흔들리는 나이가 됐다. 밀려드는 인생 난제들 속에서 갈대처럼 흔들리는 마흔 즈음 독자들은 다양한 욕망을 드러내며 책에서 길을 찾고 있다.

출판계 타깃 독자...30대에서 40대로

10년 전 30대에 전하는 조언으로 베스트셀러에 오른 '언니의 독설'(왼쪽 사진). 같은 저자는 지난해 40대에 전하는 인생 지침을 담아 '김미경의 마흔 수업'을 출간해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예스24 제공

마흔을 주제로 한 책의 인기는 2, 3년 전 시작됐고 지난해 더 두드러졌다. 온라인서점 예스24에 따르면 지난해 '마흔' '40대'를 제목으로 출간된 책은 53권에 이른다. 올해 1월엔 8권이 추가됐다. 2021년까지 대세였던 서른 관련 책의 인기도 넘어섰다. 지난해 서른을 키워드로 내세운 책의 출간 종수는 31권이었다.

이런 바람을 타고 서른 키워드로 인기를 끌었던 베스트셀러 저자들이 마흔을 앞세워 돌아왔다. 30대에 인생 코칭을 하는 내용인 베스트셀러 '언니의 독설'(2011)의 김미경 작가가 대표적인 경우다. 40대에 관한 인식을 새롭게 정의한 '김미경의 마흔 수업'은 지난해 2월 출간과 동시에 또다시 베스트셀러가 됐다.

2008년 '서른 살이 심리학에게 묻다', 2009년 '심리학이 서른 살에게 답하다'를 통해 연령 도서 돌풍을 일으킨 김혜남 작가는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으로 돌아왔다. 정신분석 전문의인 저자가 40대에 파킨슨병 진단을 받은 후 투병하며 얻은 인생의 깨달음을 전한다.

예스24 관계자는 "40대는 구매력이 가장 왕성한 독자층이기 때문에 40대를 겨냥한 책의 인기가 이어질 것 "이라고 말했다.

청춘과 은퇴 사이...'마흔의 미혹(迷惑)'

지난 1월 출간된 권수호 작가의 '마흔에 글을 쓴다는 것'. 도림셀러 제공

마흔이 주목받는 이유는 뭘까.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한국인 중위 연령은 45.6세. 80세 안팎의 한국인 평균 수명을 감안하면 마흔은 살아온 날과 살아갈 날이 비슷해지는 시기, 말하자면 인생의 반환점이다. 생애주기로 보면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를 재정립하는 시기이자 직장인이라면 삶의 전쟁에 내몰리면서 동시에 인생 2막을 준비해야 하는 때이다. 하지만 일자리 시장에서 내쳐지고 은퇴 시기가 앞당겨지는 등 40대가 처한 상황은 녹록지 않다. 40대 독자를 겨냥한 책이 마음을 위로하는 심리 에세이부터 제2의 인생을 설계하는 법, 고전 철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나오는 이유다.

가장 인기 있는 분야는 에세이다. 인문과 자기계발서의 결합도 새로운 흐름이다. 지난해 마흔을 키워드로 베스트셀러에 오른 책 상당수가 고전, 철학 등 인문철학 내용을 바탕으로 한다.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 '마흔에 읽는 니체' '마흔 논어를 읽어야 할 시간' 등 고전과 전통 철학을 녹여낸 책이 인기를 끌고 있다. 자기관리와 커리어 개편을 위한 실용서도 잇따라 나온다. '마흔에 글을 쓴다는 것' '나는 학벌보다 돈이 좋습니다만' '주식 공부 5일 완성', '마녀체력'은 더 늦기 전에 돈과 건강을 제대로 성취하려는 40대 직장인들의 관심을 받았다.

마흔 살 독자층이 만들어진 데 대해 장은수 출판평론가는 "마흔에 느끼는 불안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얻는 단편적 지식으로는 해소하기 힘들기 때문에 오랜 시간에 걸친 저자의 경험과 통찰이 담긴 책이 강세를 보인다"며 "마흔을 코드로 인문, 철학, 자기계발을 결합한 '마흔 출판'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손효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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