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간접 증거로도 유죄 인정"
제주법원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함께 술을 마시고 바둑을 두던 이웃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60대가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제주법원 제2형사부(부장 진재경)는 1일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A(68)씨에 대해 이 같이 선고했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7월 8일 밤 서귀포시 소재 자신의 거주지에서 옆집에 사는 피해자 B씨와 바둑을 두다가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같은 건물에서 각각 홀로 지냈던 두 사람은 사건 당일 처음 만나 식당에서 소주 3병을 나눠 마시고, A씨 주거지로 옮겨 술자리를 이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법정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했다. B씨와 술을 마신 뒤 다음날 일어나보니 B씨가 숨져 있어, 윗층 주인집에 올라가 경찰에 신고해 달라고 요청한 것이 전부라고 주장했다. A씨 변호인은 살해 동기가 전혀 없으며, 제3자 출입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등 피고인이 피해자를 살해했다는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B씨의 상해 정도와 부검 결과, 혈흔 형태, 유전자(DNA) 정보 등을 토대로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직접 증거는 없지만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A씨의 혐의가 증명됐다고 볼 수 있다”며 “술을 마신 상태에서 피해자를 흉기로 찔러 살해했고, 범행 수법이 극도로 잔인하다. 또 피고인이 이 사건 전에도 상해치사를 비롯해 사소한 시비로 폭력을 행사해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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