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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위 경제대국과 인도의 선거

입력
2024.02.02 04:3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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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편집자주

우리가 사는 지구촌 곳곳의 다양한 ‘알쓸신잡’ 정보를 각 대륙 전문가들이 전달한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지난달 30일 뉴델리의 라즈 가트 유적지에서 열린 마하트마 간디 서거 76주기 행사에 참석해 헌사하고 있다. AP 뉴시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지난달 30일 뉴델리의 라즈 가트 유적지에서 열린 마하트마 간디 서거 76주기 행사에 참석해 헌사하고 있다. AP 뉴시스

2024년,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인도에서 역대급 선거가 예정되어 있다. 2월에는 상원의 3분의 1을 선출하는 상원 선거가, 4~5월에는 몇 주 동안에 걸쳐 치러지는 총선이 예정되어 있다. 이 두 차례의 선거에서는 현직 총리 모디가 이끄는 BJP당이 절대적 승리를 거둘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러 선거 여론조사기관들은 BJP당이 하원의 42% 이상 의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또 모디 총리의 직무 수행 지지율이 78%인 만큼 그의 재집권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2014년 모디 정권이 출범하기 전까지 인도는 다양한 정당이 협력하는 연합정당 체제였다. 국민들이 단일 정당에 과반수 의석을 단 한 번도 몰아준 적이 없었다. 그러나 2014년 인도국민회의(INC)가 이끄는 통합진보연합(UPA)이 부패로 인해 붕괴하고, BJP의 모디 정권이 등장했다. 2019년 총선에서 BJP가 290석을 차지했고 단일정당으로서 과반수를 확보하여 모디 총리는 연임했다. 이후 높은 경제성장과 국제적인 외교 성과로 모디 정권은 국민들로부터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야당이 28개 정당으로 이뤄진 인도국가발전포용동맹(INDIA)을 구성하여 정권 재창출을 노리고 있지만, 내부 갈등으로 연합조차 유지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모디의 3연임이 확정되어가는 가운데,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모디 정권의 특징 중 하나는 힌두민족주의의 활용이다. 그의 기반은 인도 북부의 힌두벨트 지역이며, 힌두민족주의는 종교 간 갈등을 유발할 우려가 있다.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기 위한 요리용 가스공급 및 비료 보조금 확대 등 다양한 선심성 정책으로 재정건전성을 해칠 우려도 있다.

모디 정부의 연속적 지배는 대외 정치적으로는 중국에 대한 견제, 우크라이나 및 이스라엘 전쟁 등 지역 위기에 대한 대응에서 인도의 입지를 강화할 것이다. 미국은 대중 견제 및 지정학적 위기를 극복하는 데 인도의 절대적 협력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세계 안보에 대한 인도의 헤게모니는 더욱 강력해질 것이다. 또 모디 정권은 친기업 및 시장 중심 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되며, 외국 투자의 증대도 예상된다. 인도 경제가 안정화되어, 그 위상이 세계 3위로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결과적으로 모디 정부의 연임에 따라 세계는 더욱 강력해진 '주도적 힌두민족주의'의 인도를 만나게 될 것이다.


이순철 부산외국어대 인도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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