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이유 없이 급등락 반복하는 테마주
악용한 불공정행위 기승... 특별단속 실시
"예측 어려워 투자 위험성 높다... 신중해야"
이른바 '한동훈 테마주'로 불리던 한 상장사는 지난해 연말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별 다른 호재 없이 한 달 반 사이 주가가 4배나 뛰었는데, 사외이사 중 한 명이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서울대 법대 동문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비슷한 이유로 한동훈 테마주로 묶여 있는 다른 상장사는 같은 기간 10% 넘게 하락했다. 한국거래소가 시황변동 관련 조회 공시를 요구했지만, 해당 상장사는 "별도로 공시할 중요 정보가 없다"고 밝혔다. 아무 이유 없이 주가가 급등락했다는 뜻이다.
제22대 총선이 두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기업 실적과 상관없이 정치테마주 주가 급등락이 빈발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이를 악용한 불공정거래 행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판단, 집중 제보기간 운영과 특별단속을 실시한다고 31일 밝혔다.
정치테마주는 주로 기업 임원 등이 유력 정치인과 지연·학연 등으로 연관돼 있다는 단순한 이유로 '테마주'로 묶이는 경우가 많다. 총선을 앞두곤 한 비대위원장뿐 아니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나 이낙연 전 대표 테마주도 들썩이고 있다. 문제는 해당 기업 영업실적이 저조함에도 기업 실적이나 성장성과 상관없이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한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3분기 기준 정치테마주 평균 영업이익률은 6.5%였는데, 이는 일반종목 평균 영업이익률(10.1%)보다 훨씬 낮았다.
정치테마주는 시가총액 1,000억 원 미만으로 몸집이 작은 경우가 많다. 주가 일일 변동성이 커 위험하다는 뜻이다. 금감원 조사 결과 지난해 10월 초부터 이달 말까지 석 달간 정치테마주 지수 일별 주가등락률은 최저 -9.81%에서 최고 10.61%에 달했다. 코스피(-2.71~5.66%)나 코스닥(-3.5~7.34%)에 비해 변동성이 과하게 높다. 같은 기간 정치테마주 전체 시가총액은 10.9%나 증가했으며, 지수는 최고 53.8%까지 뛰었다. 코스피(10.98%)나 코스닥(9.57%)에 비해 과열 양상이 뚜렷한 것이다.
당국은 이상급등하는 정치테마주는 선행매매, 시세조종 등 불공정거래가 개입돼 있을 여지가 크다고 보고 혐의 포착 시 즉시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특히 인터넷 카페나 증권 게시판, 텔레그램 등을 통해 풍문을 생산해 유포하는 행위는 강력하게 단속한다.
금감원 측은 "정치테마주는 주가 변동성이 크고 주가 흐름을 예측하기 어려워 투자 위험성이 높다"며 "근거 없는 정보와 풍문에 현혹되지 말고, 정보 출처와 근거 등을 꼼꼼하게 확인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주가가 급등락하는 종목이 많겠지만, 주가 하락 시점은 예측하기 어려우므로 처음부터 투자에 신중을 기해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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