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배상 소송 첫 변론기일
학교폭력 관련 사망 피해자 유족의 소송을 맡고도 재판에 출석하지 않아 최종 패소하게 만든 권경애 변호사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묻는 소송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유족 측은 "권 변호사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도 않고 사과도 하지 않고 있다"고 호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5단독 노한동 판사는 학교폭력 피해자 고 박주원 양 어머니 이기철씨가 권 변호사 및 소속 법무법인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의 첫 변론 기일을 30일 열었다. 민사소송은 사건 당사자의 출석 의무가 없어 권 변호사는 이날 출석하지 않았다.
유족 측은 "권 변호사가 지난해 4월 이후 연락조차 하지 않는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재판부의 자료 제출 요구가 주를 이룬 첫 변론이 끝나자, 어머니 이씨는 취재진에게 "권 변호사는 증인을 제때 신청하지 않는 등 7년간 진행된 재판을 망가뜨린 일에 대해선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민사소송 패소가 내 잘못은 아니다"라는 권 변호사 주장에 대해서는 "승소가 어려웠다는 얘기도 최선을 다한 사람이나 주장할 수 있는 것"이라며 꼬집었다. 이날 재판을 앞두고 제출한 준비서면에서 유족은 "2심에선 1심에서 인정받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도 얼마든지 법률적 주장을 할 수 있었다"며 "변호사로서 주의의무를 전혀 이행하지 않은 결과"라고 밝혔다.
권 변호사가 속한 법무법인 측이 연대책임을 부인하는 취지의 서면을 낸 것에 대해서도 유족 측은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이라고 맞섰다. 이씨의 법률 대리인은 준비서면을 통해 "법무법인 측은 권 변호사가 사실상 개인사무실을 운영해왔다고 하지만 그 누구도 피해자 유족에게 설명해준 적 없고, 현행법상 법무법인은 구성원 변호사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돼있다"고 강조했다. 다음 변론 기일은 3월 26일로 잡혔다.
권 변호사는 2015년 이씨가 가해자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의 법률 대리를 맡았다. 1심에서 일부 승소했지만 항소심에선 권 변호사가 세 차례 불출석해 2022년 11월 패소했다. 5개월간 패소 사실을 알리지 않아 유족 측은 상고를 하지 못했고, 결국 패소 판결이 확정됐다. 이씨는 지난해 4월 권 변호사와 그의 소속 법무법인 등을 상대로 2억 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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