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지수 ELS 대규모 손실 여파
'닛케이225 고점 판매'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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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서울 시내 한 건물에 설치된 주요 시중은행 ATM. 연합뉴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가운데 네 곳이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상품 판매를 전면 중단했다.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 기초 상품의 대규모 손실이 현실화한 데다, 사상 최대치로 상승한 여타 지수 기초 ELS도 추후 손실 상품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탓이다.
30일 KB국민은행은 이날을 기점으로 ELS 관련 상품인 주가연계신탁(ELT)과 주가연계펀드(ELF) 상품 판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를 고려해 ELS 상품 판매를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며 “시장 모니터링을 지속하고, 향후 시장 안정성과 소비자 선택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매 재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한은행 역시 이날 비예금상품위원회를 열어 내달 5일부터 ELS 관련 상품을 팔지 않기로 결정했다.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편입하는 상품은 2022년 11월부터 판매에서 제외했지만,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이나 닛케이225 등 주요 주가지수가 최근 10년간 최고점을 형성한 만큼 소비자 보호를 위한 능동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H지수 ELT 상품으로 손실이 발생한 고객의 사후 관리와 영업점 현장 지원에 집중하고, 대안상품 제공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비예금상품위원회의 권고를 받아들여 29일부로 ELS 판매를 잠정 중단한 상태다. 당분간 시장 상황을 면밀히 지켜본 뒤 비예금상품위원회 승인이 있을 때 판매를 재개할 예정이다. NH농협은행은 지난해 10월부터 원금 비보장형 ELS를 취급하지 않고 있다.
우리은행은 소비자의 투자 상품 선택권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일단 판매를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상품 판매 관련 내부통제제도 개선을 통해 H지수 ELS를 선제적으로 판매 제한해 타행 대비 판매 및 손실 규모가 미미하다”며 “현재 금융당국이 투자상품 관련 개선방안을 검토 중에 있으므로, 결과가 도출되면 그에 맞춰 판매정책을 정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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