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지의 '대만 별개 국가' 언급과 연관"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LCK아레나에서 열린 2024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개막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e스포츠 구단 선수들과 감독들이 기념촬영을 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이 한국의 '리그 오브 레전드'(LoL·롤) 프로 리그 중계를 돌연 중단했다. 한국의 한 e스포츠 팀이 대만을 중국과는 별개의 국가로 언급한 데 대한 중국 당국의 보복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2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온라인 게임 플랫폼 후야는 지난 17일 개막한 '2024 LCK(LoL 챔피언스 코리아) 스프링 정규 리그'를 중계하지 않고 있다. 후야는 2018년부터 LCK의 공식 중국어 중계 서비스를 독점해 왔는데, 상당한 수익을 안겨 준 단독 중계 지위를 6년 만에 포기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후야의 중계 중단에 대해 "한국 e스포츠 팀인 '젠지'를 둘러싼 최근 논란과 관련이 있다"고 전했다. 앞서 젠지는 지난해 12월 페이스북에 올린 공지에서 대만을 '국가'로 표현해 중국 팬들의 반발을 샀다. 이에 젠지 측은 "중국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존중하고, 이를 수호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사과했다. 그러자 반대로 한국 팬들의 비난 여론이 커졌고, 젠지 측은 사과를 철회했다. 이처럼 대만 문제 논란이 지속되는 데 대해 중국 정부가 결국 분노해 '중계 중단' 조치를 내리도록 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SCMP는 "중국의 LCK 중계 중단은 중계권료를 통한 LCK의 수익성에 타격을 줄 것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LoL 제작사 라이엇게임즈는 LCK의 중국 중계가 중단된 이유에 대해 "중국 내 LCK의 방송권 보유자가 없기 때문"이라는 원론적 입장을 내놨다.
중국은 "대만은 중국의 일부"라는, 이른바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올림픽 등 국제 스포츠 대회 중계에서 대만이 별개 국가로 호칭되거나, 세계지도에 대만이 따로 표기되는 상황을 접하면 민감한 반응을 보여 왔다. 최근 중국 랴오닝성 선양 타오셴공항에선 한 70대 한국인이 중국 입국 과정에서 대만을 별개 국가처럼 표시한 지도를 소지하고 있다는 이유로 한때 억류되는 일도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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