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검, 반도체 장비제조업체 실질 운영자 등 7명 기소
중국으로 수출하려던 반도체 세정 장비. 수원지검 제공
반도체 제조공정의 핵심인 세정 장비 기술을 중국에 불법 유출한 국내 반도체 세정 장비 업체 임직원 등 7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이중 한명은 친동생이 해당 기술 유출건으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지자 동생 회사를 넘겨받아 범행을 이어갔던 것으로 드러났다.
수원지검 방위사업·산업기술범죄수사부(부장 안동건)는 29일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산업기술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반도체 장비제조업체 실질 운영자 A씨 등 임직원 4명을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또 A씨 회사 반도체 장비 설계 업무 담당자 등 직원 3명은 같은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
A씨는 2022년 5월 친동생 B씨가 세정장비 기술 유출로 구속되자 B씨 대신 반도체 장비제조업체를 운영하면서 B씨가 설계한 기존 장비의 외관을 변경한 반도체 세정 장비를 지난해 5월 중국 경쟁 업체로 불법 수출해 34억 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세정장비는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발생한 웨이퍼 표면의 오염물 등을 정밀하게 제거하는 장비다.
앞서 삼성전자 자회사인 세메스 연구원 출신인 B씨는 2019년 반도체 장비제조업체를 설립하면서 3년여간 세메스의 영업 비밀인 반도체 습식 세정 장비 제작 기술 등을 부정 사용해 장비 도면을 만들어 710억 원 상당의 장비 14대를 제작, 중국 업체 등으로 넘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는 1심에서 징역 9년을, 항소심에서는 징역 10년을 선고 받았다.
이후 A씨가 범행을 이어간 사실이 드러났다. 검찰은 지난해 8월 수출을 위해 인천항으로 이동 중이던 해당 업체의 21억 원 상당 세정 장비를 압수해 분석한 결과 해당 부품을 '쪼개기' 방식으로 8번에 걸쳐 중국으로 수출하려한 사실을 확인됐다. 부품을 쪼개서 수출하면 장비 수출 기록이 남지 않는 점을 이용해 부품을 넘긴 뒤 이를 현지 공장에서 조립 제작하기 위한 수법이었다. A씨는 이런 방식으로 대금 26억 원을 취득했고, 이 중 12억원은 B씨의 아내 계좌에 은닉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검찰 관계자는 “피고인들은 검찰 수사로 세메스 장비를 베낀 기존 장비의 설계 및 제작이 어려워지자 중국 경쟁 업체와 공모해 중국 현지에 법인을 설립했다”며 “동생이 구속되자, 친형이 검찰 수사망을 피해 부품 쪼개기 방식으로 재차 범행을 이어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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