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역 장기 15년, 단기 7년 선고
재판부 "범행 후 정황 안 좋아"
대전지법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절교하자는 동급생에게 집착을 보이다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여고생에게 소년법 최고형이 선고됐다.
대전지법 제11형사부(부장 최석진)는 25일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18)양에게 부정기형 최고형인 징역 장기 15년, 단기 7년을 선고했다. 이는 검찰 구형량과 같다. 소년법에 따르면 만 19세 미만 미성년자에게는 형기의 상·하한선을 둔 장기와 단기로 나눠 부정기형을 선고할 수 있다. 단기로 선고된 형량을 채운 뒤 복역 태도를 보고 석방 여부를 결정한다. 재판부는 다만 검찰이 청구한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과 보호관찰 명령은 재범 우려가 높지 않다고 판단해 기각했다.
A양은 지난해 7월 12일 낮 12시쯤 대전 서구 소재 친구 B양의 아파트를 찾아가 B양을 때리고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A양은 범행 직후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다 포기하고, 같은 날 오후 1시 20분쯤 경찰에 자수했다.
검찰에 따르면 A양과 B양은 2학년 시절 같은 반을 거치며 친해졌다. 하지만 B양이 절교를 선언하자 A양은 B양 물건을 가져다주러 갔다가 말다툼하는 과정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A양은 범행 직후 119에 자수하면서 “고등학생이니까 징역 5년 받는 게 맞느냐. 자백하면 감형받느냐”고 물어본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자의 휴대전화로 피해자가 살아있는 것처럼 피해자 가족에게 메시지를 보냈고, 자신의 휴대전화를 초기화했다. 또 피해자 휴대폰을 도로에 던져 부수고, 구속 뒤 어머니에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삭제해 달라고도 했다.
검찰은 결심 공판에서 “피해자에게 지속해서 폭언과 폭력을 일삼았고, 범행 2주 전부터는 죽이겠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보내는 등 계획성이 인정된다”며 소년법상 최고형을 구형했다. A양은 최후변론에서 “결코 용서받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피해자와 가족에게 너무 미안하다”며 눈물을 흘렸다. 방청석에 있던 A양 부모도 유족을 향해 연신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고, 유족은 오열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 직후 자수하기는 했으나 수사기관에 신고한 내용이나 태연하게 피해자인 척하며 피해자 가족과 연락한 점,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버리고 아이패드 내 대화내역을 초기화하는 등 범행 후 정황이 좋지 않다”고 양형 사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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