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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마다 3점 하락... 디지털 교과서 전면 도입 괜찮겠나

입력
2024.01.25 04:3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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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9월 2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2 에듀테크 코리아 페어'에서 참관객들이 디지털 교과서를 체험하고 있다. 에듀테크는 가상·증강현실(VR·AR), 인공지능(AI), 메타버스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을 교육에 접목해 쌍방향·맞춤형 학습을 제공하는 산업이다. 연합뉴스

2022년 9월 2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2 에듀테크 코리아 페어'에서 참관객들이 디지털 교과서를 체험하고 있다. 에듀테크는 가상·증강현실(VR·AR), 인공지능(AI), 메타버스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을 교육에 접목해 쌍방향·맞춤형 학습을 제공하는 산업이다. 연합뉴스


학습에 디지털기기를 오래 사용할수록 수학 성적이 하락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1시간마다 점수가 3점씩 뚝뚝 떨어졌다. 정부가 내년부터 전국 초중고교에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를 보급하기로 한 와중에 나온 조사라 그냥 흘려버릴 문제가 아니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은 그제 발간한 ‘2023 디지털교육백서’에 수업 중 디지털기기 사용과 수학점수 간 상관관계를 조사한 결과를 실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각국 15세 학생을 대상으로 치르는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를 분석한 내용이다. 백서에 따르면 한국 학생이 학습에서 노트북 등 디지털기기를 사용하는 시간은 하루 2.2시간이었다. OECD 평균보다 12분 더 길다.

그런데 디지털기기 활용 시간과 수학 성적은 반비례했다. 1시간 늘 때마다 수학 점수(평균 500점)가 3점씩 떨어졌다. 학습에 디지털기기를 5시간 이용한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의 점수차가 15점에 달한다는 의미다. 이번 조사에서 제외된 과학이나 읽기 등도 결과가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AI디지털교과서는 이주호 교육부 장관의 역점사업이다. 내년 초등 3·4학년, 중1, 고1을 시작으로 2028년까지 도입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이 장관은 줄곧 “교사의 역할과 입시제도 변화를 촉발할 것”이라며 장밋빛 전망만을 밝혀왔다.

디지털기기 활용을 거스를 수는 없지만, 이번에 드러난 부작용에 대해선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디지털기기 사용이 학생들의 주체적 사고를 방해하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에듀테크 기업에 공교육이 종속될 수 있다는 교육계의 우려도 적지 않았다. 그런 까닭에 핀란드는 AI 플랫폼 이용을 과목당 1주일에 2시간을 넘지 않도록 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고 한다.

실패한 교육정책은 학생들의 미래를 두고두고 발목 잡는다. 교사 62%가 AI 서비스를 수업에 활용해 본 경험이 없을 정도로 아직 준비도 많이 미흡하다. 눈앞의 성과에 집착하기보다 실험학교 등을 통한 장단점 검증을 거친 뒤 차근차근 도입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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