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라이칭더 축하 인사 올린 뒤 후폭풍
중국 반발 거세자 '하나의 중국' 원칙 확인
인터뷰서 "의전상 축하일 뿐" 해명 남겨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이 ‘하나의 중국’ 정책 지지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그가 라이칭더 대만 총통 당선인에게 당선 축하 메시지를 전한 이후 중국과 필리핀이 일주일 넘게 독설과 비방을 주고받는 등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자 먼저 중국에 유화 신호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영국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마르코스 대통령은 전날 필리핀 현지 매체 GMA뉴스 인터뷰에서 “필리핀은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며 “대만은 중국의 지역 중 하나로, 어떤 식으로 재통합할지는 그들(중국과 대만) 내부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평화를 원하고 충돌을 바라지 않는다. (라이 당선인을 향한 인사말은) 의전상의 축하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마르코스 대통령이 지난 15일 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에 게재한 글에 대한 해명이다. 당시 그는 “필리핀 국민을 대표해 라이 당선인이 대만의 다음 총통이 된 것을 축하한다”고 적었다. 이날 오전 필리핀 외교부는 ‘하나의 중국을 지지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는데, 하루도 지나지 않아 대통령이 상충되는 메시지를 낸 것이다.
중국은 발끈했다. ‘하나의 중국’은 대만이 중국 영토의 불가분한 부분이며, 중국을 대표하는 합법 정부는 하나라는 중국의 외교 원칙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가 수장이 대만을 △중국이 부르는 차이니스타이베이(Chinese Taipei) 대신 대만(Taiwan)이라고 칭하고 △대부분 국가가 라이 당선인을 박사(Dr.·닥터)라고 할 때 대통령 당선인(president-elect)이라 부르면서 독립 국가로 여기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중국 정부는 곧바로 제이미 플로르크루즈 주중 필리핀대사를 초치해 “불장난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마르코스 대통령을 향해 “독서를 많이 해 대만 문제의 자초지종을 정확히 파악할 것을 권한다”거나 “단호히 응징하겠다”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이에 길베르토 테오도로 필리핀 국방장관이 “(마 대변인의 말은) 저급하고 상스럽다”고 맞받아치는 등 양국은 일주일 넘게 팽팽한 신경전을 이어왔다.
하지만 여드레 만에 마르코스 대통령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재확인하면서 직접 갈등 수습에 나선 것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양국은 남중국해 영유권을 두고 물리적 충돌을 빚어 왔다”며 “대만 문제 관련 설전까지 더해지면서 긴장 수위가 높아지자 (마르코스 대통령이) 지역 갈등을 피하려 노력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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