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회장의 동서
KT그룹의 '보은성 지분 고가 매입'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지분 매입 대상 회사의 당시 대표를 소환조사했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 용성진)는 23일 박성빈 전 스파크앤어소시에이츠(스파크·현 오픈클라우드랩)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박 전 대표는 현대차 정의선 회장의 동서이기도 하다. 검찰은 박 전 대표에게 스파크의 매각 과정을 소상히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KT그룹 계열사인 KT클라우드는 2022년 9월 차량용 소프트웨어 업체인 스파크의 지분 100%를 206억8,000만 원에 매입해 자회사로 편입했다. 검찰은 이 매각 대금이 실제 기업 가치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높게 책정됐다고 의심한다. 아울러 이런 고가 매입에 '보은 성격'이 있다고도 본다.
검찰이 보는 보은의 대상은 현대차 쪽이다. 앞서 현대차는 구현모 전 KT 대표의 쌍둥이 형이 운영하던 회사 '에어플러그' 지분을 2019년과 2021년 두 차례에 걸쳐 사들였는데, 당시 에어플러그는 경영난을 겪고 있었다.
검찰은 또 박 전 대표가 스파크 거래 물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현대계열사 현대오토에버의 서정식 대표에게 뒷돈을 건넨 혐의도 함께 조사 중이다. KT가 스파크를 인수한 뒤에도 납품 계약을 잘 유지해 달라는 청탁을 대가로 수천 만원의 금품을 건넸다는 것이 검찰의 의혹이다. 특히 서 전 대표는 KT 출신으로, 박씨와 윤 전 사장의 가교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10년 무렵 KT의 클라우드 업무를 총괄했다가 2018년 현대차로 이직했다.
수사팀은 지난해 8월부터 이번 의혹의 정점인 윤경림 전 KT 사장(KT 대표로 내정됐다가 사퇴)의 주거지와 KT그룹, KT클라우드 본사, 박성빈 전 대표의 주거지 및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수사를 이어왔다. 압수수색영장에는 "윤 전 사장이 백모 전 KT 전략투자실장, 윤동식 KT클라우드 대표 등에게 '스파크를 사라'고 지시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윤 전 사장은 물론이고 KT 및 KT클라우드 임원 다수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입건된 상태다. 검찰은 지난달 서 전 대표를, 이달 초엔 윤동식 KT클라우드 대표를 소환조사했다.
한편 KT클라우드와 박 전 대표 측은 "스파크의 기업 가치가 (보은을 이유로) 부풀려진 게 아니며, 매각 대금은 정상적이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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