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거래처 뺏지 말자" 합의하고 가격 올린 강섬유 판매사

'점유율 100%' 4개 업체, 과징금 22억
수시로 담합해 가격 67% 인상

코스틸 홈페이지 캡처

터널 공사에 쓰는 철근 대체 금속섬유 가격을 담합한 철강회사 4곳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돼 20억 원대 과징금을 물게 됐다.

공정위는 금속섬유인 강섬유를 제조·판매하는 국제금속, 금강스틸, 대유스틸, 코스틸 등 4개 업체가 강섬유 판매 가격을 담합했다고 보고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과징금 22억2,300만 원을 부과한다고 22일 밝혔다. 코스틸(점유율 48.9%), 대유스틸(25.8%), 금강스틸(17.7%), 국제금속(7.3%) 등 이들 업체의 2022년 상반기 기준 국내 강섬유시장 점유율은 100%에 달한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이들 업체는 강섬유 제조에 필요한 원자재 비용이 오르자 제품 가격을 함께 올리기로 했다. 그러면서 서로의 영업 현장과 견적을 공유하고, 상호 거래처를 뺏지 않기로 합의했다. 가격에 민감한 건설사들이 강섬유 구매 전 여러 제조사에서 비교 견적을 받고 가격 협상에 나서자, 불안감을 느낀 4개 업체는 수시로 전화 연락을 주고받거나 만나 담합행위를 벌였다. 그 결과 터널용 강섬유 판매 가격은 계속 인상됐고 2020년 12월 ㎏당 961원이던 단가는 2022년 5월 1,605원으로 67% 올랐다.

공정위는 “같은 기간 원자재 가격도 약 62% 상승했지만, 이들 4개 업체는 담합을 통해 원자재 가격 상승률을 뛰어넘는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며 “앞으로도 중간재 담합 감시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소진 기자 soji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