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2018∼2022년 수출 점유율 분석
반도체 수출 시장 점유율 32.5%↓

경총은 6대 국가첨단전략산업 수출 점유율이 2018~2022년 4년간 25.5%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21일 밝혔다. 사진은 경기 성남시 수정구에 위치한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 텔레칩스에 전시된 차량용 반도체 모습. 뉴스1
정부가 6대 첨단 핵심 산업으로 꼽은 반도체, 이차전지 등이 세계 수출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이 2018년부터 4년 동안 약 25%나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산업별로 점유율 감소 이유는 다르지만 전문가와 업계 관계자들은 큰 위기 상황이라 경고하면서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서둘러 만들어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21일 발표한 '6대 첨단전략산업 수출시장 점유율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6대 국가첨단전략산업 수출 시장 점유율은 2018년 8.4%에서 2022년 6.5%로 1.9%포인트(p) 떨어졌다. 특히 하락률이 25.5%로 나타났는데 보통 변화율 공식으로는 22.6% 내린 것으로 나오지만 세계적 산업 성장 추세를 반영하기 위해 '로그 차분' 방식을 이용해 뽑아낸 하락률 수치는 25.5%로 나타났다고 협회 관계자는 설명했다.
6대 국가첨단전략산업이란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①반도체 ②디스플레이 ③이차전지 ④바이오 ⑤미래차(전기차 등) ⑥로봇을 말한다. 정부는 2023년 3월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6대 첨단 핵심 산업을 열거하며 민간 기업에서 총 550조 원 투자를 끌어내고 △초격차 기술력 확보 △혁신인재 양성 등을 뒷받침하겠다는 전략을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이들 6대 산업의 수출액은 총 1,860억 달러로 2018년 1,884억 달러 대비 1.2% 감소했다. 한국의 전체 산업 수출에서 6대 첨단산업 수출이 차지하는 비율도 같은 기간 31.1%에서 27.2%로 줄었다. 특히 수출시장 점유율(-25.5%)은 경쟁국인 중국(-2.7%), 미국(-1.3%)보다 하락 폭이 훨씬 컸다. 반면 대만(+31.8%)과 독일(+4.6%)의 수출시장 점유율은 오히려 상승했다.
이에 따라 2022년 6대 첨단산업 수출시장 점유율 순위에서 한국은 중국(14.1%), 독일(8.3%), 대만(8.1%) 등에 이어 5위를 기록했다. 2018년 한국은 중국 다음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승용 경제분석팀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이후 6대 산업 관련 세계 시장은 수요가 되살아나 성장 중"이라면서 "국내 수출 품목은 상대적으로 회복이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수출 산업 점유율 큰 반도체 하락 영향이 컸다

6대 국가첨단전략산업 수출시장 점유율 변화 추이. 그래픽=강준구 기자
특히 대한민국 '수출 대장' 반도체가 점유율을 크게 잃어버린 영향이 컸다. 반도체 수출은 6대 산업 중에서도 69.1%라는 압도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반도체 수출시장 점유율은 같은 기간 13.0%에서 9.4%로 32.5% 하락했다. 순위는 중국(15.7%), 대만(15.4%)에 이어 3위였다. 2018년 한국(13%)은 대만(11.2%)에 앞서 2위였지만 2022년 대만의 반도체 시장 점유율이 크게 높아져(+32.2%) 점유율 순위가 역전됐다. 반도체 수출시장 점유율은 세계 반도체 수출이 같은 기간 31.8% 증가했는데도 한국의 반도체 수출은 오히려 감소(1,293억 달러→1,285억 달러)하면서 수출시장 점유율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게 경총의 분석이다.
박성근 산업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에서 강세를 보이는 반면 대만은 시스템 반도체에 강하다"며 "시스템 반도체가 상대적으로 경기 변동에 영향을 덜 받고 갈수록 수요가 늘고 있어 관련 투자액이 크게 늘어야 한다"고 말했다.
산업별로 보면 이차전지(-50.9%), 로봇(-49.6%), 미래차(-3.2%)는 수출 점유율이 떨어졌다. 반면 디스플레이(+4.8%), 바이오(+12.2%)는 상승했으나 독일, 미국 등 경쟁국에 비해 상승 폭이 낮거나 격차가 여전히 컸다.
이런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최근 발표한 국가첨단산업벨트 조성, 혁신 인재 양성 등 계획이 속도를 내야 한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또 규제 완화, 세제 지원 확대 등 정책적 뒷받침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동향분석실장은 "미래차와 이차전지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의 영향으로 해외 공장으로 이전하는 추세라서 그런 부분이 반영된 것"이라며 "바이오와 로봇은 전 세계 미래 성장 산업이긴 하나 아직 우리나라가 경쟁 우위를 달성하지 못한 분야여서 산업적으로 집중 투자·육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업체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생산 인력뿐만 아니라 첨단 연구 인력도 모자란다"며 "세액 공제나 투자 유인 정책 등 정부의 노력이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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