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미 기치로 '불량 3국 연대' 가시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북한 방문이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9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러시아를 찾은 것에 대한 답방 형식이다. 여기에 러시아의 맹방 벨라루스가 북한과의 협력을 강조하며 끼어들었다. 미국에 반대하는 북한-러시아-벨라루스 연대가 가시화하고 있다.
노동신문을 비롯한 북한 관영매체는 21일 최선희 외무상의 방러(15~17일) 성과를 전하면서 “푸틴 대통령 동지는 김 위원장 동지께서 편리한 시기에 평양을 방문하도록 초청하신 데 대하여 다시금 깊은 사의를 표하고 빠른 시일 내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방문하려는 용의를 표명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가장 친근한 벗을 최상최대의 성심을 다하여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이 북한을 찾으면 2000년 7월 이후 24년 만이다. 앞서 19일(현지시간) 러시아 크렘린궁(대통령실)은 푸틴 대통령의 방북과 관련, "정확한 날짜는 아직 없지만 외교 채널을 통한 조율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북한은 "우크라이나에서의 특수군사작전과 관련한 러시아 정부와 인민의 입장에 전적인 지지와 연대성을 보내주고 있는 데 대하여 깊은 사의를 표했다”고 전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수행을 위한 북한의 무기 지원에 감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이 방북을 미룰 이유가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북러 밀착은 ‘반미’를 기치로 한다. 이에 북한 매체들은 “쌍방은 조선반도 지역의 안전 환경 특히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주권적 권리와 안전 이익을 엄중히 위협하는 미국과 그 동맹세력들의 무책임하고 부당한 도발적 행위들이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안정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에 대하여 심중한 우려를 표시했다”고 강조했다.
벨라루스가 힘을 보탰다. 벨라루스 외무부는 세르게이 알레이닉 외무장관이 지난 15~20일 우간다 캄팔라에서 열린 제19차 비동맹운동(NAM) 정상회의 기간 김선경 북한 외무성 부상과 양자 협력 심화를 주제로 면담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벨라루스와 대면 외교를 진행한 것은 러시아를 매개로 반미 연대를 강화하려는 북한의 대외 기조를 반영한 행보로 읽힌다. 벨라루스는 러시아와 ‘국가 연합’을 추진할 정도로 동유럽의 대표적인 친러 국가다.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벨라루스 국경을 넘어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도록 용인했다.
이에 ‘불량 3국 연대’가 거론된다. 지난해 9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러시아, 벨라루스, 북한 세 국가가 협력하는 방안을 생각할 수 있다”며 3국 협력을 제안했다. 북한이 과거 벨라루스에 노동자를 파견한 사례에 비춰 이번 외교 당국자 회담에서 노동자 송출을 비롯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회피 방안을 논의했을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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