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병 생활 중 유서 형식 메모 남겨
유족, 고인 뜻 존중해 부의금 기부

고(故) 한경화 교사. 유가족 제공
울산에서 지병으로 세상을 떠난 40대 교사가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남긴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8일 울산 북구 화봉중학교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고인이 된 한경화(46) 교사 유가족이 장례 후 학교 측에 장학금 300만 원을 전달했다.
국어를 담당하던 한 교사는 지병이 악화돼 그해 5월부터 병가를 내고 투병생활을 해왔다. 투병 중에는 종종 유서 형식의 메모를 남기곤 했는데,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는 내용도 있었다. 이에 유가족은 학생과 학부모 등으로부터 받은 부의금 300만 원을 마지막 근무지인 화봉중에 기탁했다. 남편 손규상(46)씨는 “장례식장에 학생과 학부모들이 많이 찾아와줬다”며 “아내의 마지막 뜻이 학생들에게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화봉중은 올해 졸업생 중 가정 형편이 어렵거나 모범이 되는 학생 5명에게 한 교사가 남긴 장학금을 30만 원씩 전달했다. 나머지는 내년 졸업생에게 수여할 예정이다.
한 교사의 마지막 선행은 자신을 ‘북구에 사는 할머니’라고 소개한 박모 할머니가 언론사에 메일을 보내면서 알려졌다. 박 할머니는 “화봉중에 다니는 손자가 졸업식에서 장학금을 받았다. 담임 선생님이 아파서 돌아가셨는데, 그 선생님이 (장학금을) 주셨다고 하더라”며 “너무 감사해 (이런 사실을) 알려보고 싶었고, 지역 복지관 선생님에게 물어서 메일을 보낸다”고 썼다.
2000년 교직 생활을 시작한 한 교사는 학년 부장을 맡는 등 생전 학교 업무와 학생을 위한 교육활동에 모범을 보여 울산시 교육감 표창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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