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관 신고 안 한 '오데마피게' 시계
기후기금 경매용…벌금만 5000만 원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에서 기후운동가로 변신한 할리우드 배우 아널드 슈워제네거가 고가의 명품 시계 때문에 독일 공항에 붙잡혔다가 풀려났다. 기후기금 마련 행사에 내놓으려 한 시계가 문제였다.
17일(현지시간) 독일 타블로이드 신문 빌트에 따르면 이날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출발한 슈워제네거는 독일 뮌헨공항에 도착하자마자 3시간 동안 억류됐다. 고가의 명품 시계를 들고 입국했는데 세관에 신고하지 않아서다. '유럽연합(EU) 안에서 판매하고자 들고 간 시계였기에 세금을 내야 한다'는 게 독일 세관의 논리였다. 결국 슈워제네거는 세관의 조사를 받고 벌금을 낸 뒤 풀려났다. 그가 낸 벌금만 3만5,000유로(5,122만 원)라고 한다.
공항을 나오는 데 3시간이나 걸린 건 벌금을 내는 과정이 순탄치 않아서다. 슈워제네거는 벌금을 신용카드로 지불하려고 했지만, 독일 세관 규정에 따라 벌금의 최소 절반은 현금으로 내야 했다. 세관원과 동행해 현금을 뽑을 은행을 찾느라 시간이 오래 걸렸다는 것이다.
기후기금 마련 경매 열려고 유럽 온 슈워제네거
문제의 시계는 스위스 시계 업체인 '오데마피게'가 슈워제네거를 위해 특별 제작한 것이다. 슈워제네거는 이 시계를 자신이 운영하는 기후 관련 재단에 기증했는데, 18일 오스트리아 서부 도시 키츠뷔엘에서 열리는 기후기금 마련 경매 행사에 올릴 예정이었다.
슈워제네거는 또 자신이 세계적인 보디빌더 출신이란 점을 살려 '슈워제네거와 운동하기'도 경매에 올릴 것으로 알려졌다. 경매 수익금은 연례 글로벌 기후 행사인 '오스트리아 세계정상회의' 지원 등 기후위기 대응 활동에 쓸 예정이다.
슈워제네거는 주지사 시절인 2006년 미국 최초로 온실가스 배출을 규제하기 위한 탄소배출권 거래제를 도입했다. 퇴임 이후에는 기후운동가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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