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65세 이상 40% 노인성 지방간 환자
비타민D 결핍, 간에 지방 축적 유발 규명
비타민D를 충분히 섭취하면 심뇌혈관질환과 치매 등을 유발하는 비알콜성지방간을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질병관리청 산하 국립보건연구원 내분비ㆍ신장질환연구과 연구팀은 비타민D가 자연 노화로 발생하는 비알콜성지방간을 직접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16일 밝혔다. 연구 논문은 세계적인 의과학 학술지 ‘실험분자의학’ 1월 온라인판에 실렸다.
비알콜성지방간은 간에 5% 이상 지방이 침착된 경우를 말한다. 대한당뇨병학회 지방간연구회에 따르면 국내 65세 이상 고령층 40.4%가 비알콜성지방간 환자다. 지방간은 간경변과 간암뿐 아니라, 2형 당뇨병, 심뇌혈관질환, 치매 등 만성질환을 일으켜 ‘침묵의 살인자’라 불린다. 비알콜성지방간이 있으면 제2형 당뇨병과 심혈관질환에 걸릴 확률이 각각 2.2배, 1.6배 증가한다. 하지만 현재까지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 공인된 치료제는 전무하다.
당뇨병 및 비알콜성지방간 발생이 비타민D 결핍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도 있지만 그 효과와 작용 기전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였다. 국립보건원 연구팀은 국내에서 비타민D 결핍 환자가 늘어나는 추세이고 특히 비알콜성지방간 환자가 많은 고령층에서 비타민D 결핍이 크게 증가한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비타민D 결핍 환자는 2017년 8만6,285명에서 2021년 24만7,077명으로 2.8배가량 증가해 전체 영양소 결핍 환자의 73.7%를 차지했다.
연구팀은 3개월 된 쥐와 18개월 된 노화쥐에 4개월간 비타민D를 투여한 뒤 효과를 비교하는 실험을 진행해, 자연 노화에 의한 비타민D 결핍이 세포 소기관인 미토콘드리아의 내막 구조 조절 단백질인 ‘Micos 60’ 양을 급격히 감소시켜 간에서 지방 축적이 크게 증가한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미토콘드리아는 내막과 외막으로 구성되고 내막은 여러 겹으로 접힌 구조(크리스테)인데 Micos 60은 크리스테 형성에 중요 역할을 하는 단백질이다. 연구진은 또 노화쥐에 비타민D를 충분히 보충하면 Micos 60 단백질이 증가해 지방간 생성이 억제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박현영 국립보건연구원장은 “이번 연구는 비타민D의 지방간 예방 효과와 그 조절 기전을 과학적으로 규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고령층에서 적절한 비타민D 섭취가 노화로 인한 지방간 발생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비타민D는 햇볕을 30분~1시간가량 충분히 쬐어주면 피부를 통해 합성되며 생선, 계란, 우유, 버섯 같은 식품과 보조 영양제를 섭취해 보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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