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민간의 622조 원 반도체 투자' 놓고..."재탕일 뿐" VS "정부 관심 보인 것"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민간의 622조 원 반도체 투자' 놓고..."재탕일 뿐" VS "정부 관심 보인 것"

입력
2024.01.16 09:00
수정
2024.01.16 09:28
5면
0 0

소부장 지원해 반도체 생태계 키운다는 계획은 긍정적
반도체 업계 "국회 동의 필요한 지원책 많아"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경기 수원시 장안구 성균관대 자연과학캠퍼스 반도체관에서 '민생을 살찌우는 반도체 산업' 주제로 열린 세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수원=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경기 수원시 장안구 성균관대 자연과학캠퍼스 반도체관에서 '민생을 살찌우는 반도체 산업' 주제로 열린 세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수원=대통령실 제공


15일 공개된 '세계 최대‧최고 반도체 메가클러스터 조성 방안(메가클러스터 방안)'은 그동안 윤석열 정부가 내놓은 반도체 지원책을 총정리한 성격이 강하다. 특히 2047년까지 민간 투자 622조 원을 이끌겠다는 계획은 기존 발표에서 크게 바뀐 것 없이 '재탕'한 것에 가깝다.

정부는 지난해 3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만들어지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2042년까지 반도체 제조시설(팹) 5기, 4기를 짓는 데 300조 원, 120조 원을 투자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날 발표 내용 중 이 비용이 각각 360조 원, 122조 원으로 늘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로 추가된 2조 원은 국가산단 입주에 필요한 전력‧용수 인프라 구축 비용"이라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정부가 이날 발표한 경기 평택시 일반산업단지 120조 원 투자도 기존에 삼성전자가 공개한 팹 투자 계획을 바탕으로 정부가 금액을 확정한 것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평택에 여섯 개의 반도체 팹을 짓기로 했고 현재 3개 팹을 가동 중"이라며 "1, 2기 준공 당시 각각 30조 원을 투자했다고 밝혔는데 물가 상승, 산업 발전 속도 등을 감안해 정부가 1기당 투자비를 40조 원으로 조정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22년 기흥 연구개발(R&D) 센터를 방문했을 때 "2028년까지 연구단지 조성에 약 20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내용도 이번 정부 발표에 들어 있다. 메가클러스터 방안에 담긴 전력‧용수 인프라 구축 계획 역시 지난해 12월 22일 제4차 국가첨단전략산업위원회에서 확정·발표한 내용이다.



"정부 지원 방안은 환영...집행되려면 국회 동의해야"

안덕근(왼쪽)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15일 경기 수원시 장안구 성균관대 자연과학캠퍼스 반도체관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해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세 번째, 민생을 살찌우는 반도체 산업'에서 보고하고 있다. 수원=대통령실 제공

안덕근(왼쪽)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15일 경기 수원시 장안구 성균관대 자연과학캠퍼스 반도체관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해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세 번째, 민생을 살찌우는 반도체 산업'에서 보고하고 있다. 수원=대통령실 제공


"깊고 짧아진 반도체 경기 사이클"(최태원 SK그룹 회장)을 감안하면 당장 내년, 내후년 어떤 제품이 반도체 업계의 '게임 체인저'가 될지 가늠하기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수십 년 뒤 기업이 집행할 투자비를 정부가 확정‧발표하는 게 실효성이 있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사실 반도체 산업 발전 속도를 보면 기업들도 언제 얼마나 투자할지 확실히 알 수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622조 원은 상징적 숫자"라며 "정부가 반도체 산업을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정부가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을 지원해 반도체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지원책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김 연구원은 "이제까지 정부의 지원책은 메모리 반도체를 만드는 대기업 중심"이었다며 "국내 반도체 소부장 자급률이 30%에 불과한데 소부장 업체의 R&D를 정부가 지원해 글로벌 기업과 격차를 좁히겠다는 방향성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일본의 수출 규제로 반도체 소재, 부품 조달에 애를 먹었던 국내 대기업들이 정부에 요청해 소부장 기업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정책 효과가 높을 거라는 기대도 나온다.

반도체 업계는 정부가 이번 방안을 계획대로 추진해 달라고 요청했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메가 클러스터가 성공하려면 인허가 추진이 신속하게 이뤄지고 전력 같은 기반 시설이 빨리 준비돼야 한다"며 "행정부가 지원 방안을 고민하는 것과 국회, 국민이 그 계획을 동의하는 건 다른 문제인데 정부 발표대로 지원책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당장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건설에 절대적 영향을 줄 전력 송전망을 제때 구축하려면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이 제정돼야 한다. 대규모 송전망이 지나는 지역 주민들의 건설 공사 동의도 필수다.


이윤주 기자

관련 이슈태그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