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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의 편의와 동행한 전염성 병원균

입력
2024.01.18 04:3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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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 레지오넬라 균종(Legionella species)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연구원 조지 고먼(왼쪽)과 짐 필리 박사가 레지오넬라 폐렴구균 배양 접시를 검사하는 모습. CDC 자료사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연구원 조지 고먼(왼쪽)과 짐 필리 박사가 레지오넬라 폐렴구균 배양 접시를 검사하는 모습. CDC 자료사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1977년 1월 18일 레지오넬라 균종(Legionnires species)의 실체를 처음 공개했다. 6개월 전인 76년 7월 21일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재향군인회 연례 행사 직후 참가자 등 182명을 감염시켜 29명을 숨지게 한 질병의 원인이 비로소 규명된 거였다.

필라델피아 독립선언 200주년을 기념해 그해 그 도시 한 호텔에서 열린 재향군인회 행사에는 2박 3일 일정에 2,000여 명의 회원 등 관계자들이 참가했다. 단체 회계 책임자였던 만 61세 남성이 행사 직후인 27일 자택에서 심장마비로 숨졌다. 공군 대위로 예편한 그는 비교적 건강한 편이었고 귀가 후 피로감을 호소한 게 그가 보인 증상의 거의 전부였다. 그리고 사흘 뒤 만 60세 회원을 비롯한 행사 참석자 3명이 역시 심장마비로 숨졌고, 하루 뒤 6명이 또 별세했다. 각기 다른 지역이었고, 상대적으로 노쇠한 연령대여서 특별한 주목을 끌지 못했을 수 있었다.

펜실베이니아 블룸스버그의 한 의사가 유사한 증상으로 내원한 환자 세 명을 동시에 진료했다. 그들이 모두 재향군인회 행사에 참가한 사실을 알게 된 의사는 집단 감염증을 의심해 주 보건국에 통보했고, CDC가 행사장이던 호텔의 위생실태 등에 대한 역학조사에 나섰다. ‘재향군인병’이라고도 불리는 레지오넬라 폐렴(Legionnires disease)이란 질병이 그렇게 세상에 알려졌다. 앞서 68년 7월 미시간주 폰티악의 시보건국 직원 등 144명이 집단 발병한 급성 열성질병(Pontiac Fever: 폰티악 열) 역시 레지오넬라 균에 의한 경미한 감염질환으로 확인됐다.

레지오넬라 균은 원래 강과 호수, 토양 등 자연환경에 주로 서식하지만 냉방기 등이 보편화하면서 냉각탑수나 식수 탱크, 장식용 분수 등으로 서식지를 옮겨 증식하다가 호흡기를 통해 인체에 침투한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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