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금 노려 부인 살해한 혐의
수사 과정에서 조작·가혹행위
대법원, 검찰 재항고 기각 결정
재심 전문 박준영 변호사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 박준영 변호사 SNS 캡처
남편이 보험금을 노리고 부인을 살해한 것으로 알려진 전남 진도군의 ‘송정 저수지 살인사건’. 이 사건에서 범인으로 몰려 기소된 뒤, 무기징역을 선고 받고 20년째 복역 중인 60대 남성이 재심을 받게 됐다.
대법원 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2005년 대법원 확정 판결을 받았던 장모(66)씨에 대한 재심 인용 결정 사건에서, 검찰의 재항고를 기각했다. 대법원의 재항고 기각에 따라 장씨는 살인 사건 재판을 다시 받을 수 있게 됐다.
앞서 광주지검 해남지청은 살인 혐의로 대법원 확정 판결을 받은 장씨에 대한 법원의 재심 개시 결정에 지난해 4월 재항고했다. 1·2심 법원 모두 송정 저수지 살인사건 당시 검찰의 증거 등에 대해 "위법성의 정황이 있다"며 재심 신청을 받아들였지만, 검찰은 번번이 항고했다.
송정 저수지 살인사건은 2003년 7월 9일 오후 8시39분쯤 장씨가 운전하던 1톤 트럭이 전남 진도군 의신면 명금저수지(현 송정저수지) 경고표지판을 들이받으면서 물 속으로 추락, 트럭에 타고 있던 장씨의 아내가 숨진 사건이다. 검찰은 장씨가 아내 명의로 가입한 8억8,000만원 상당의 보험금을 노리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아,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장씨는 단순 사고라고 주장했지만 법원도 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2005년 대법원에서 무기징역형이 확정됐다.
끝난 줄 알았던 이 사건은 수사 당시 상황을 잘 아는 한 경찰관의 폭로 이후 재심의 불씨가 되살아났다. 충남경찰청 소속 한 경찰관이 2020년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해당 사건에 대해 경찰이 엉터리로 현장조사를 하며 허위공문서를 작성했고, 검찰은 욕설과 구타 등 가혹행위와 끼워맞추기로 수사를 조작한 정황을 발견했다”는 글을 게시한 것이다.
이 사건은 삼례 나라슈퍼 강도 사건, 부산 엄궁동 2인조 살인사건 등을 맡았던 재심 전문 박준영 변호사가 검토·검증을 담당했다. 박 변호사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장씨의 재심 소식을 전하며 “곧 이분도 풀려납니다”라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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