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대병원에 국내 1호 감염병전문병원
중앙 및 권역별 5개 병원도 순차적 건립
광주 조선대학교병원(호남권)에 설립되는 국내 첫 감염병전문병원이 2026년 10월 완공을 목표로 올해 상반기 첫 삽을 뜬다. 11일 질병관리청은 이날부터 다음 달 22일까지 공사 입찰 공고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호남권 감염병전문병원은 지상 7층, 지하 2층, 98병상(음압병상 36개) 규모로, 감염병 유행 시 감염 차단을 위해 독립 건물로 지어진다. 감염병 진단을 위한 CT촬영실과 검사실, 중환자 전문 치료 시설인 음압수술실과 음압병실, 의료인력 교육ㆍ훈련실 등이 설치되고, 치명률이 높은 신종 감염병 바이러스 등에 대한 검사와 실험이 가능한 생물안전실험실도 구축된다. 총사업비 781억 원(국비 582억 원ㆍ병원 자부담 199억 원)이 투입된다.
감염병전문병원은 2015년 메르스(MERSㆍ 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이후 국가방역대책의 일환으로 논의됐으나 수년간 진척이 없다가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조선대병원도 공모를 통해 2017년 8월 국내 첫 감염병전문병원으로 지정된 이후 총사업비 확정을 위한 단계별 절차 이행과 물가 상승 문제로 예산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다 팬데믹 기간 감염병 중환자 치료 병상 부족 문제가 표면화되면서 전문병원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됐고, 관계기관이 협력에 나서면서 사업 추진 동력을 얻었다.
감염병전문병원은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신종 감염병 대규모 확산 등 국가 공중보건 위기가 발생했을 때 중환자 중점 치료, 시ㆍ도 간 환자 의뢰, 회송 체계 관리 등 권역 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된다. 평상시에는 감염병 환자 진단, 치료, 검사, 감염병 대응 전문 인력 교육 등을 수행하며 감염병 대응 역량을 쌓는다.
보건복지부가 중앙(국립중앙의료원)을, 질병청이 지방 5개 권역을 맡아 순차적으로 설립할 계획이다. 경남권(양산부산대병원)은 2027년, 충청권(순천향대학 부속 천안병원)과 경북권(칠곡경북대병원)은 2028년 완공을 목표로 현재 설계단계에 있으며, 수도권(분당서울대병원)은 2030년 설립을 위해 기본계획을 수립 중이다.
질병청은 병원 건립에 앞서 5개 감염병전문병원을 중심으로 각 시ㆍ도가 참여하는 ‘권역 완결형 신종 감염병 의료대응체계 구축사업’을 지난해 4월부터 진행해 왔다. 행정구역 경계로 인한 의료 공백 방지, 권역 내 의료자원(병상ㆍ인력ㆍ장비) 공동 활용, 신종 감염병 대응 모의 훈련 등 권역 특성에 맞는 의료대응체계 수립에 목표를 뒀다. 올해부턴 중앙감염병병원도 참여하고 사업비도 10억 원 증액돼 12억5,000만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신종 감염병 환자가 하루 100만 명이 발생해도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감염병 상시 대응 인프라를 구축할 것”이라며 “5개 권역 외 수도권 추가 1곳과 제주권까지 2개를 추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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