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최초 자백 위법 수사 없어"
순천 청산가리 막걸리 살인사건 피고인 백모씨가 4일 오후 재심 결정에 따른 형 집행정지로 풀려나 전남 순천교도소에서 나오고 있다. 순천=뉴스1
15년 전 '순천 청산가리 막걸리' 사건으로 유죄를 받고 복역한 백모(73)씨 부녀에 대한 법원의 재심 개시 결정에 검찰이 항고했다.
광주고검은 백씨의 살인 혐의에 대해 재심 결정을 내린 광주고법 형사2-2부에 즉시 항고장을 제출했다고 11일 밝혔다. 검찰은 "최초 범행을 자백한 경위에 대해선 위법한 수사방법이 개입된 바 없다"고 했다. 또 "피고인들의 허위 자백 주장에 대해 각종 증거를 종합해 숙고한 결과 항소심과 대법원에서 전부 유죄로 확정됐다"고 항고 이유를 밝혔다.
이 사건은 백씨 부녀가 2009년 7월 6일 오전 순천시 황전면 자신의 집에서 청산가리가 든 막걸리 한 병을 아내이자 엄마인 최모(당시 59세)씨에게 줘 최씨가 이를 마시고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사건이다. 당시 검찰은 백씨 부녀가 15년 간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고, 이를 숨기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발표해 '순천 청산가리 막걸리 살인사건'으로 불렸다. 백씨와 막내딸(40)은 2010년 2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으나 2011년 11월 항소심에서 무기 징역과 징역 20년을 각각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이후 백씨 부녀는 이듬해 3월 대법원에서 확정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당시 사건을 수사했던 검찰이 수사 과정에 자백을 강요하거나 유도 심문을 했고, 범행 도구인 막걸리의 출처를 밝힐 폐쇄회로(CC)TV 증거가 진술과 맞지 않은 점 등을 두고 논란이 일었고, 백씨 부녀는 지난해 1월 재심을 청구했다.
이후 심리를 진행한 재판부는 지난 4일 재심 개시를 결정했다. 결정문을 통해 "백씨 부녀에 대한 신문 과정에서 검사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가 인정되고, 백씨가 막걸리를 구입하기 위해 화물차량을 타고 이동한 경로에 설치된 CCTV 분석 자료 등이 새로 발견됐다"며 "이는 검사나 사법경찰관이 직무 관련 죄를 범한 경우로 재심 사유가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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