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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려달라" 소리질러도 묵묵부답 비상벨 알고보니?...관리업체가 오작동 이유 데시벨 높여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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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려달라" 소리질러도 묵묵부답 비상벨 알고보니?...관리업체가 오작동 이유 데시벨 높여놔

입력
2024.01.11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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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경찰서 아닌 전북경찰청에 연결되는 사례도

경기도 제공.

경기도 제공.

위급 시 이용할 수 있는 공중화장실 비상벨이 큰 소리에도 작동하지 않거나 관할 경찰서가 아닌 엉뚱한 곳으로 연결되는 등 제 역할을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는 지난해 10월 31일부터 11월 27일까지 도내 31개 시군을 대상으로 유지관리 실태 점검을 실시한 결과 239건의 부적합 사례를 적발했다고 11일 밝혔다.

도는 31개 시군의 공중화장실 관련 조례 개정 여부 및 비상벨 정상 작동유무, 유지관리 실태 등을 중점적으로 점검했다. 또 용인시·동두천시를 선정해 비상벨이 설치된 공중화장실 93곳(용인 63곳, 동두천 30곳)의 남·녀·장애인 화장실 각 136개를 대상으로 도민감사관과 함께 현장점검 했다.

비상벨은 긴급상황 발생 시 화장실에 설치된 비상벨 버튼을 누르거나 “살려주세요”와 같은 특정 단어가 인식될 경우 강력한 사이렌 소리와 함께 외부에 설치된 경광등이 점멸되면서 경찰서 112상황실과 음성통화를 통해 즉각적으로 범죄나 안전사고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번 현장 점검에서는 총 136개 중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사례가 26건이 확인됐다. 이 가운데는 전원이 꺼져 있거나, 경찰 또는 관리기관에 연결되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 또 도내 경찰관서가 아닌 전북지방경찰청으로 연결된 사례도 발생하는 등 비상벨이 긴급상황 발생 시 도민의 안전을 지켜주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함께 136개 중 음성인식이 가능한 88개 비상벨을 대상으로 소음측정기를 이용해 “도와주세요”, “살려주세요”라는 외침에 작동한 데시벨을 측정한 결과, 힘껏 소리를 질러 100데시벨이 넘었는데도 작동하지 않거나 100데시벨 초과에서만 작동한 경우가 총 45건에 이르렀다.

음성인식 비상벨의 이상음원 감지 기준은 법령 등에 명시돼 있지 않지만 100데시벨 이하에서 작동하지 않은 비상벨은 위급상황에서 정상 작동을 기대하기 어렵다. 특히 용인시와 동두천시는 비상벨 설치업체가 오작동 등을 사유로 작동 기준을 임의 상향하고 있는데도 이를 모르고 있는 등 관리 감독을 소홀히 한 점도 확인됐다.

이 밖에도 △양방향(경찰관서와 직접 통화 가능) 비상벨 미설치 26건 △비상벨 설치 장소 부적정(대변기 칸막이 내 미설치) 7건 △경광등·경고문·보호덮개 미설치 126건 △경광등 고장 9건 등 총 239건에 대해 시정을 요구했다.

도는 이번 감사 결과를 토대로 음성인식 비상벨의 이상음원 감지 기준을 적정하게 설치할 수 있도록 행정안전부에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줄 것을 건의할 계획이다. 또 시군별 예산 상황에 따라 여자 화장실에만 비상벨을 설치하거나 일부 부품에 대한 국비 지원도 건의할 계획이다. 현재는 도와 시군이 예산을 부담하고 있다.

최은순 경기도 감사관은 “이번 감사를 계기로 도내 모든 공중화장실 비상벨이 철저히 관리될 수 있도록 31개 시군에 사례를 전파하고, 앞으로도 도민 생활과 밀접한 분야에 대한 감사를 계속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범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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