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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년 전 한·베트남 수교 주역 아들, 한국 대사 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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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32년 전 한·베트남 수교 주역 아들, 한국 대사 지명

입력
2024.01.10 13:55
수정
2024.01.11 11:47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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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호 아세안 SOM 베트남 대표 대행 내정
부친은 1992년 수교 기틀 닦은 콴 부총리

주한 베트남대사로 내정된 부호 아세안 고위관리회의 대표 대행이 지난해 3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베트남 언론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VNA 캡처

주한 베트남대사로 내정된 부호 아세안 고위관리회의 대표 대행이 지난해 3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베트남 언론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VNA 캡처

새 주한 베트남대사에 32년 전 한국·베트남 수교 초석을 닦은 부콴 전 베트남 부총리 아들이 지명됐다. 한국과 베트남 양국이 2022년 외교관계를 최고 수준으로 격상하고 우호를 다지는 상황에서 한국과 인연이 깊은 인사의 아들이 주한대사에 내정된 것은 의미가 남다르다는 평가다.

10일 베트남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베트남 정부는 부호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고위관리회의(SOM) 베트남 대표 대행을 차기 한국 대사로 지명했다. 베트남은 조만간 아그레망(외교사절에 대한 주재국 임명 동의 절차) 등 한국 정부에 정식 임명 요청을 밟을 예정이다.

호 내정자는 베트남 외교가의 대표적인 ‘아세안통(通)’으로 꼽힌다. 베트남 외교부 산하 동남아시아국과 아세안국 등에서 경험을 쌓고 아세안국장(2017년)을 거쳐 2022년부터 아세안 SOM 대표 대행 업무를 수행해 왔다.

부콴(왼쪽) 베트남 부총리가 2003년 미국 워싱턴에서 사상 처음으로 미국·베트남 간 포괄적 항공 서비스 협정을 체결한 뒤 노만 미네타(가운데) 미국 교통장관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콴 부총리는 1992년 한국-베트남 수교의 기틀을 닦은 인물이기도 하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자료사진

부콴(왼쪽) 베트남 부총리가 2003년 미국 워싱턴에서 사상 처음으로 미국·베트남 간 포괄적 항공 서비스 협정을 체결한 뒤 노만 미네타(가운데) 미국 교통장관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콴 부총리는 1992년 한국-베트남 수교의 기틀을 닦은 인물이기도 하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자료사진

호 내정자는 또 베트남에서 존경받는 정치인이자 외교관인 콴(1937~2023) 전 부총리의 장남이기도 하다. 콴 전 부총리는 1992년 한국과 베트남 수교 기틀을 다진 인물이다. 1990년대 초 한국과의 수교 협상 과정에서 베트남 측 협상단을 이끌기도 했다.

그는 당시 한국이 대미관계 등을 감안해 베트남과의 공식 관계 수립을 부담스러워하자 신뢰 구축을 위한 연락사무소 설치 등 ‘단계별 접근 방식’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의 의견을 받아들여 1992년 8월 서울에 처음으로 베트남 대표 사무소가 설치됐고, 같은 해 12월 수교가 이뤄졌다. 그로부터 30년 뒤인 지난 2022년 양국은 '포괄적·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외교관계를 최고 수위로 끌어올렸다.

지난해 6월 세상을 떠난 콴 전 부총리는 생전 "한국과 베트남은 적으로 만났지만 친구가 됐고 이후 사돈·한 가족이 됐다. 수교 당시만 하더라도 양국 관계가 오늘날처럼 발전하리라고는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베트남 외교가 관계자는 "한국과 베트남이 정치, 경제, 문화 등 다양한 측면에서 그 어느 때보다 긴밀하게 협력하는 상황에서, 부호 새 대사 내정자가 부친의 유산을 이어 양국을 더 끈끈하게 만드는 외교적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노이= 허경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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