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유' 받았던 처제·여동생은 실형
회삿돈 2,215억 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 오스템임플란트의 전 재무관리팀장 이씨가 항소심에서도 징역 25년형을 선고받았다. 사진은 이씨가 2021년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강서경찰서로 들어서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회삿돈 2,215억 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 오스템임플란트의 전 재무관리팀장이 2심에서도 징역 35년을 선고 받았다. 다만 1심에서 1,151억 원이었던 추징금은 917억여 원으로 낮춰졌다.
서울고법 형사4-3부(부장 김복형 장석조 배광국)는 10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오스템 전 재무관리팀장 이모(47)씨에게 1심과 같은 35년형을 선고했다.
이씨는 2020년 11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15차례에 걸쳐 회삿돈 2,215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횡령 규모는 사건 당시를 기준으로 오스템의 자기자본(2,047억 원)을 훨씬 넘어서는 거액이었고, 횡령 사실이 알려지며 오스템 주식 거래가 중지되는 등 자본시장에 상당한 충격을 줬다.
조사 결과 이씨의 회삿돈 빼돌리기 작업에는 아내, 여동생, 처제 등 일가족이 총동원됐다. 그는 횡령금 일부로 부동산과 리조트 회원권을 구입하고 주식 투자까지 한 것으로 확인됐다. 재판부는 "범행이 장기간에 걸쳐 대범하게 이루어져 죄질이 나쁘다"면서 "장기 징역형 선고를 감수하면서도 피고인 스스로 또는 가족들이 횡령에 따른 경제적 이익을 계속 가질 방법도 찾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다만, 추징금(범죄행위로 얻은 물건·보수에 해당하는 금액을 빼앗는 것)은 1,151억 원에서 917억 원으로 줄였다. 재판부는 오스템이 피해 회복에 대한 합의서를 작성했고 민사 조정이 이뤄진 점 등을 감액 이유로 들었다.
공범으로 기소된 아내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한 1심 판단도 유지됐다. 하지만 1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받았던 이씨의 처제와 여동생에게는, 각각 징역 2년과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처제는 이씨의 횡령 범행을 알면서도 명의를 제공하는 등 죄질이 가볍지 않고, 여동생도 금괴 100kg을 숨기고 옮긴 것뿐이라고 주장하는 등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질타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