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판사 후보 직행은 21대 이수진 최초
2월 법관 정기인사를 앞두고 중견 법관들의 사의 표명이 잇따르는 가운데, 수도권 법원의 현직 부장판사가 법복을 벗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교롭게도 그의 사퇴 처리 시점이 총선 출마를 위한 사직 시한과 맞물려 있어, 해당 부장판사의 총선 출마설까지 돌고 있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전상범(45·사법연수원 34기) 의정부지법 부장판사의 사표를 최근 수리하고 10일자로 의원면직 처리하기로 했다. 의원면직은 임용권자가 공무원의 사직 의사에 따라 면직시켰다는 뜻이다. 전 부장판사는 지난해 2월 의정부지법으로 옮긴 뒤 법관 3명이 심리하는 민사항소 사건 합의재판부를 담당했다.
법원 내에서는 전 부장판사가 총선에 출마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퇴직 시점이 이례적으로 빠르기 때문이다. 통상 법관은 전년도 12월 중순 이후부터 퇴직 의사를 대법원에 전달한다. 최종 수리 여부는 2월 법관 정기 인사 전에 결론난다.
그러나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려고 하는 법관의 경우 사직서가 1월 초에 수리된다고 한다. 18대 총선 이후 국회의원 선거는 4월에 열렸는데, 현직 공직자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려면 선거 90일 전에는 퇴직이 완료돼 있어야 한다. 그래서 통상 1월 초 이전에 사직 처리가 확정되는 경우가 많다. 이번 선거의 경우 퇴직 마감시한은 11일이다. 수도권 법원의 한 판사는 "전 부장판사가 총선 출마 때문에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전 부장판사와 함께 심재현(52·30기) 광주지법 목포지원 부장판사도 11일자로 사직이 확정됐다. 법원 내에서는 심 부장판사도 총선에 출마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현직 법관이 여의도로 바로 가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현직 판사가 총선 출마를 위해 정당으로 직행한 사례는 21대 총선에서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처음이었다. 이후 같은 당의 최기상 의원,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도 이 의원을 따라 사표를 쓰고 출마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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