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신축 아파트 5일 사전점검 현장
조명·창호 없고, 화장실엔 욕설 낙서
31일 준공 예정, 1,500가구 입주
입주를 앞둔 세종의 한 신축 아파트에서 인분이 발견돼 입주예정자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창호와 조명 등 마감 공사도 제대로 돼 있지 않아 입주예정자들의 민원이 속출했다.
7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세종 산울동 한 신축아파트 사전점검 현장에 다녀온 입주예정자의 후기가 올라왔다. 현장을 둘러본 작성자에 따르면 화장실 변기와 하수구에 인분으로 추정되는 오물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작성자는 "지난달 예정됐던 사전점검을 이달로 미뤄서 완성된 아파트의 모습을 볼 수 있겠다고 기대했는데 새해부터 기대가 무너졌다"며 "자잘한 하자는 제외해도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작성자가 올린 내부 사진을 보면 실내 조명이 설치돼 있지 않다. 공사 자재와 쓰레기가 아무렇게 널브러져 있는 가구도 많았다. 일부 가구에는 마루가 설치돼 있지 않았으며, 벽에 욕설로 추정되는 낙서 자국이 곳곳에서 발견됐다. 화장실 타일이 깨져 있거나, 하수구 등에 오물이 그대로 남아 있는 곳도 있었다.
해당 글에 다른 입주예정자들도 잇따라 문제를 지적했다. 같은 아파트 또 다른 입주예정자는 "하수구에서 인분이 발견됐다"며 "화재 흔적도 보인다"고 현장 사진을 올렸다. 한 입주예정자는 "거실 창문이 없어서 점검하다가 큰 사고가 날 뻔했고, 다른 동에선 화재로 인해 집 내부 그을음과 탄 냄새가 남아있었다"며 "변기와 에어컨도 모델하우스에서 사용하던 것을 세대에 그대로 설치해뒀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해당 아파트 준공승인 권한이 있는 세종시청에는 사용 전 검사를 미뤄달라는 등의 민원이 폭주했다. 한 입주예정자는 "시공사에서 3주 안에 모든 시공을 완료하겠다지만, 오히려 더 심각한 날림 공사와 부실 시공, 안전 문제가 우려된다"며 "사용 전 검사를 연기해야 한다"고 세종시에 요구했다.
세종시의회 홈페이지에도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청약에 당첨됐지만 전등 켜는 스위치조차 없고 전기도 들어오지 않았다"며 "어두운 상태로 사전점검이 가능하냐. 분양가만 4억 원이다. 돈과 땀과 피, 전 재산이 들어간 들어간 집"이라는 민원 글이 올라왔다.
31일 준공 예정인 이 아파트 단지는 16개동 최고 35층 규모로 1,500여 가구가 입주한다. 세종시는 현장조사단을 꾸려 아파트 시공 상태 등을 조사하기로 했다. 세종시 관계자는 "현장 조사를 한 뒤 시공사에 문제점 보완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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