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관 성추행 혐의 보고했다가 진급 배제
3년 후 '무죄'... 국방부 "소급 적용 안 돼"
부하의 성추행 피해 사실을 보고했다가 진급이 누락된 군인의 진급 일자를 정정하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를 국방부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인권위는 8일 성명을 통해 “지난해 냈던 ‘성추행 신고 의무를 이행한 군인의 권리구제 권고’에 대해 국방부가 군인사법 시행령 개정 추진 외엔 이행이 어렵다고 회신했다”고 밝혔다.
2019년 5월 공군의 한 사령부 대대장으로 일하던 진정인 A씨는 직속상관 B씨가 장교후보생을 성추행했다는 신고를 받고 이를 절차대로 상부에 보고했다. 하지만 B씨는 이튿날 상관 명예훼손 및 성추행 사건 무고교사 혐의로 그를 고소했다. 같은 해 9월 A씨가 형사기소되면서 10월 예정됐던 중령 진급 예정자 명단에서도 그의 이름이 빠졌다.
A씨는 지난한 법정 싸움 끝에 2022년 9월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확정받고 나서야 그해 10월 중령으로 진급할 수 있었다. 애초 진급 시기에서 3년이 지난 뒤였다. 이에 A씨는 성추행 신고 의무를 이행했다가 진급 명단에서 누락되는 등 인사상 불이익을 당하고, 공군 측이 조직적으로 2차가해를 했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인권위는 지난해 7월 A씨의 중령 진급 일자를 2019년 10월 1일로 정정하고, 형사재판에서 무죄가 확정된 군인이 진급상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군 인사법 시행령을 개정하라고 국방부에 권고했다.
국방부는 일부 권고만 수용했다. 인권위에 따르면, 국방부는 진급 예정자의 신분 보장을 위한 군 인사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 중이지만, A씨 사안은 군인사소청심사위원회의 각하 결정에 따라 소 적용이 어렵다고 회신했다. 인권위 관계자는 “국방부가 인권친화적 병영문화 조성을 위해 좀 더 노력해 주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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