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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대장암이 암 1위”… 붉은색 고기·소시지 등 유발 요인 증가 탓?

입력
2024.01.07 08:4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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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 최고] 암 예방한다고 고기 전혀 안 먹는 ‘극단적 채식주의’는 오히려 역효과

특별한 증상이나 대장암 가족력이 없고 50세가 넘었다면 5년마다 한 번씩 대장 내시경검사를 받고, 부모·형제 중 55세 이전에 대장암 진단을 받았거나 나이와 관계없이 2명 이상이 대장암 진단을 받았다면 40세부터 대장 내시경검사를 받는 게 좋다. 게티이미지뱅크

특별한 증상이나 대장암 가족력이 없고 50세가 넘었다면 5년마다 한 번씩 대장 내시경검사를 받고, 부모·형제 중 55세 이전에 대장암 진단을 받았거나 나이와 관계없이 2명 이상이 대장암 진단을 받았다면 40세부터 대장 내시경검사를 받는 게 좋다. 게티이미지뱅크

지난 연말 국가암등록통계(2021년)가 발표됐다. 이에 따르면 우리 국민이 기대 수명(83.6세)까지 생존하면 암에 걸릴 확률은 38.1%였다. 남성(기대 수명 80.6세)은 5명 중 2명, 여성(86.6세)은 3명 중 1명이 암에 걸릴 것으로 추정됐다. 암과 동행하는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21년 신규 암 환자는 27만7,523명이었는데 갑상선암(12.7%), 대장암(11.8%), 폐암(11.4%), 위암(10.6%) 순이었다.

대장암이 사실상 암 발생률 1위에 오른 것이다. 2020년 통계에서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대장 내시경검사 등을 많이 하지 않아 대장암 발생 현황이 제대로 파악되지 못했다. 대장암이 사실상 1위 암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

대장 내시경으로 대장 용종(폴립)을 제거하는 모습. 게티이미지뱅크

대장 내시경으로 대장 용종(폴립)을 제거하는 모습. 게티이미지뱅크


◇잘못된 식습관, 대장암 발병 위험 높여

음식과 관련이 깊은 암은 대장암과 위암이다. 짠 음식을 줄이라는 경고가 잇따르면서 이전보다 덜 짜게 먹는 습관이 늘면서 위암은 감소 추세다.

게다가 위 내시경검사가 활성화되면서 위암 전(前) 단계인 위축성 위염·장상피화생(腸上皮化生·위 상피세포에 염증이 생겨 이 세포가 소장이나 대장 상피세포로 바뀌는 것) 등을 치료하는 효과도 있다.

반면 돼지고기·소고기 등 붉은색 고기, 육가공품(소시지 등) 등 대장암 유발 요인은 증가하고 있다. 특히 이런 음식들을 굽거나 튀겨서 자주 먹거나, 음주-흡연을 동시에 하면 대장암 발병 위험이 더욱 커진다.

안홍민 분당서울대병원 외과 교수는 “고령인 증가와 함께 고열량 음식 섭취, 섬유소 섭취 부족, 비만, 염증성 장 질환 등이 늘면서 대장암을 부추기고 있다”고 했다. 안 교수는 “특히 붉은색 육류 섭취, 섬유질 섭취 부족, 운동 부족 등은 대변 속 발암물질이 대장 내 머무는 시간을 늘려 대장암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장암의 80% 정도는 나쁜 생활 습관 때문에 발생하므로 건강한 식습관을 가지는 게 중요하다. 금연ㆍ절주는 기본이고 고지방 음식이나 짜고 매운 음식을 삼가야 한다. 충분한 수분과 채소 및 곡물류를 골고루 섭취하고 규칙적인 운동으로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며,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도 암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임석병 서울아산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대장암이 돼지고기·소고기 같은 붉은 육류 섭취와 관련 있다고 고기를 전혀 먹지 않는 ‘극단적 채식주의’는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했다.

◇50세 넘으면 대장 내시경검사 받아야

초기 대장암은 대부분 아무런 증상이 없다. 일부 초기 암에서는 눈에 띄지 않는 출혈로 빈혈이 생길 수 있으며, 식욕 부진과 체중 감소가 나타나기도 한다. 암이 진행되면 복통, 배변 습관 변화, 선홍색이나 검붉은색 혈변 등이 생기기도 한다.

특히 젊은 나이인데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대장암을 의심해야 한다. 하지만 이 같은 증상이 없을 때가 대부분이므로 50세를 넘겼다면 대장 내시경검사를 적극적으로 받는 게 좋다.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에 따르면, 특별한 증상이나 대장암 가족력이 없고 50세가 넘었다면 5년마다 한 번씩 대장 내시경검사를 받고, 부모·형제 중 55세 이전에 대장암 진단을 받았거나 나이와 관계없이 2명 이상이 대장암 진단을 받았다면 40세부터 대장 내시경검사를 받는 게 좋다.

하지만 ‘대장 용종(茸腫·폴립)’을 제거한 적이 있다면 1㎝ 미만 대장 용종이 1~2개 있는 저위험군은 5년마다 추적 검사만 필요하지만, 1㎝ 이상 대장 용종이 3개 이상 발견된 고위험군은 3년 후 추적 대장 내시경검사를 권고한다.

50세 이상을 대상으로 시행한 대장 내시경검사에서 30~40%에게서 대장 용종이 발견된다. 대장 용종 가운데 암으로 악화할 위험이 있는 것을 ‘선종(腺腫·adenoma)’이라고 한다. 선종은 5~10년이 지나면 대장암으로 이행할 수 있다. 대장 용종을 제거하면 대장암 발생률은 70~90%, 사망률은 50% 줄어든다.

또한 부모 형제자매 중 대장암 환자가 있었다면 예방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50세가 넘었다면 국가암검진에 따라 대변 검사 후 이상이 발견되면 대장 내시경검사를 무료로 시행할 수 있다.

대장암 진단은 대장 내시경검사를 통한 조직 검사에서 암세포가 발견될 때 확진한다. 일부 2·3기 진행성 대장암에서 장폐색으로 인해 내시경검사를 시행할 수 없을 때 대장 조영술, 복부 컴퓨터단층촬영(CT) 등을 통해 임상적으로 진단할 수 있다. 이 밖에 직장 수지(手指) 검사, 대변 잠혈 검사, 자기공명영상(MRI), 복부 또는 직장 초음파검사, 종양 표지자 검사 등이 진단에 도움 될 수 있다.

대장암은 수술로 완전히 제거할 수 있다고 판단되면 가장 우선적으로 수술을 고려하며, 이후 조직 검사 결과에 따라 항암 치료를 진행한다. 수술법으로는 개복 수술과 복강경, 로봇 수술 등 최소 침습 수술이 있다. 최근에는 비교적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른 최소 침습 수술이 시행된다.

2·3기 진행성 직장암이라면 이전에는 수술 과정에서 항문을 제거할 때가 많았지만, 최근 수술 전 항암 방사선 치료로 암 크기를 줄인 다음 수술을 시행해 항문을 최대한 보존할 수 있도록 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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