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포스트 이정후' 부인한 이주형... "타점 많이 나는 5·6번 타순 서고 싶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포스트 이정후' 부인한 이주형... "타점 많이 나는 5·6번 타순 서고 싶다"

입력
2024.01.06 04:30
16면
0 0

"'제2의 이정후' 평가 아직은 과분"
"풀시즌 치른 후에야 유의미한 데이터 축적"
이정후에게 "뻔뻔해져라" 조언받아
다음 시즌 1차 목표는 '3할 10홈런 20도루'

프로야구 키움의 이주형이 4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 불펜장에서 스윙 포즈를 취하고 있다. 윤서영 인턴기자

프로야구 키움의 이주형이 4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 불펜장에서 스윙 포즈를 취하고 있다. 윤서영 인턴기자

“저는 (이)정후 형을 대체할 수 있는 선수가 아니에요.”

4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만난 프로야구 키움의 이주형은 '포스트 이정후'라는 평가를 단호하게 부정했다. 지난해 69경기에 나서 타율 0.326 70안타(6홈런) 36타점 32득점을 기록한 선수치고는 '과한 겸손'으로 비칠 정도였다.

그가 스스로를 낮춘 이유는 자신을 아직 ‘미생’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이주형은 “나는 (최원태(LG)와 트레이드된) 지난해 중반 이후부터 주전으로 나선 선수다. 아직 한 번도 풀시즌을 치러본 적이 없다”며 “모든 팀들이 최고의 전력으로 경기에 나서는 시즌 초반은 분명 중후반과는 다를 것이다. 한 시즌을 온전히 치른 뒤에야 유의미한 평가가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제2의 이정후’라는 평가는 극구 부인하지만, 이정후가 동경의 대상인 것만은 사실이다. 그래서 이정후로부터 많은 조언을 받은 지난해는 꿈 같은 시즌이었다. 그는 “삼진 5개를 당한 날이 있었는데, 정후 형이 ‘전혀 기죽을 필요 없다. 뻔뻔해져라’라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며 “안타를 못 치고 위축돼 있으면 고개 떨구지 말라며 꾸짖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어 “기술적인 부분에서도 투수 타이밍을 맞추는 방법 등 응급처치를 많이 해줬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이주형은 스스로를 "풀시즌을 한 번도 치러본 적 없는 선수"라고 설명하며 '포스트 이정후'라는 평가가 과분하다고 몸을 낮췄다. 윤서영 인턴기자

이주형은 스스로를 "풀시즌을 한 번도 치러본 적 없는 선수"라고 설명하며 '포스트 이정후'라는 평가가 과분하다고 몸을 낮췄다. 윤서영 인턴기자

이정후가 없는 다음 시즌에는 스스로의 길을 개척해야 한다. 이주형은 이에 대해서도 성숙한 대답을 내놨다. 그는 “한 시즌을 치르면 데이터가 축적되고, 이를 통해 나만의 강점과 약점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음 시즌에는 큰 욕심을 내기보다 문제점을 발견해서 고칠 것은 고치고, 살릴 것은 살리는 한 해로 활용하려 한다”고 전했다.

그렇다고 마냥 자신만 돌보며 한 시즌을 보낼 수는 없다. 다음 시즌에는 이정후뿐 아니라 에이스 안우진마저 병역의무로 자리를 비운다. 즉시전력감인 이주형이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야 한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이주형도 ‘3할 10홈런 20도루’라는 목표를 세웠다. 그는 “최소한의 목표”라고 웃은 뒤 “처음부터 높은 허들을 설정하기보다 일단 1차 목표를 채운 뒤 그다음을 노리는 게 내 스타일”이라고 강조했다.

인터뷰 내내 자신을 낮춘 이주형이지만 중심타선에 서고 싶다는 욕심만큼은 분명하게 드러냈다. 그는 “5·6번 타순이 나와 가장 잘 맞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주형은 “나는 좌타자에 당겨 치는 스타일인데, 1루에 주자가 있으면 1·2루 간 수비간격이 벌어져 안타를 칠 확률이 높아진다”며 “또 투수의 와인드업보다 세트포지션에 타이밍이 더 잘 맞기 때문에 (주자가 없을 확률이 높은) 테이블세터보다 뒤 타순에서 치고 싶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 5·6번이 타점이 가장 많이 나는 타순”이라며 웃었다.

태극마크에 대한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이주형은 허벅지 부상 탓에 지난해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표로 뽑히지 못했다. 그는 “대표팀 경기에는 최고의 선수들이 모이는 만큼 배울 점이 많다”며 “야구를 바라보는 시선 자체가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고 대표팀의 의미를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전 소속팀 LG의 정상 등극을 바라본 심정을 물었다. 함께 우승을 갈망했던 일원으로서 묘한 감정을 느꼈을 법했다. 이주형은 “사실 새 팀에 적응하기 바빠서 정규시즌에는 아예 생각을 못하다가 한국시리즈 들어서 LG를 응원했다”며 “(우승 후) 옛 동료들에게 진심으로 축하인사를 건넸다. 이제 다시 내 앞가림에 집중해야 할 때”라며 웃었다.

박주희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