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효진 대위·김다희 하사 등 9명
11~29주간 고강도 훈련 소화
3000t급 도산안창호함·안무함 부임
대한민국 해군에 첫 여군 잠수함 승조원이 탄생했다. 일부 특수부대를 제외하고 군 내에서 여군에게 허락되지 않았던 유일 보직이다. 1993년 해군 최초 잠수함인 장보고함(1,200톤급)이 취역한 지 31년 만이다. 여군의 잠수함 승조는 1985년 노르웨이 이후 세계에서 14번째다.
해군은 5일 잠수함 기본과정 38기 수료식을 갖고 125명의 장교·부사관 잠수함 승조원을 배출했다. 이 중에는 장교 2명, 부사관 7명 등 총 9명의 여군이 포함됐다. 지난해 5~6월 신체검사와 면접을 거쳐 선발된 이들은 장교 29주, 부사관 11~24주에 이르는 장기간의 고강도 훈련을 거쳤다.
9명의 여군 승조원은 3,000톤급 중형 잠수함인 '도산안창호함'에 5명, '안무함'에 4명이 배치된다. 과거 우리 해군의 주력 잠수함이었던 1,200~1,800톤은 공간이 좁아 여군을 위한 별도의 침실과 화장실 등을 설치할 수 없었다. 하지만 잠수함 승조원 인력 부족 문제가 대두되면서 신형 3,000t급 잠수함부터 여군 승조원을 위한 공간을 분리해 설계했다. 장교는 전투정보관 직책을 맡아 잠수함 항해 및 작전 운용에 필요한 정보 수집 및 분석 임무를 수행하며, 부사관은 음파 탐지, 조타, 전파 탐지, 전자, 추진기관 임무를 맡게 된다.
첫 여군 잠수함 승조원들은 저마다 자부심을 갖고 완벽하게 임무를 수행해 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안무함 전투정보관으로 부임하는 성주빈(28) 대위는 "국가전략자산인 잠수함 부대의 일원이 된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며 "적이 도발하면 수중에서 은밀하게 적의 심장부를 타격하고 즉각적으로 강력히 끝까지 응징하겠다"고 했다.
미 해군사관학교 교육을 수료한 유효진(28) 대위도 첫 여군 잠수함 승조원에 포함됐다. 도산안창호함에 배치된 유 대위는 2016~20년 위탁교육생 신분으로 미 해사 교육과정을 이수하면서, 미 해사생도들과 잠수함에 대한 얘기를 나누며 여군 승조원의 꿈을 키웠다. 유 대위는 "막중한 사명감을 가지고 수중에서 대한민국 바다를 사수할 것"이라며 "반드시 승리한다는 강한 정신무장으로 임하겠다"고 다짐했다.
안무함에 부임하는 김다희(26) 하사는 4남매가 모두 해군 부사관이다. 상사인 두 언니와 중사(진)인 남동생으로부터 많은 격려와 조언을 받은 끝에 해군 최초 여군 잠수함 승조원에 이름을 올렸다. 김 하사는 "여군 잠수함 승조원이 아닌 한 명의 잠수함 승조원으로서 주어진 임무를 성실히 수행하기 위해 기본과정 중 잠수함 관련 지식과 기술 습득에 철저히 매진했다"며 임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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