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마상가 '만나분식', 7일 영업 종료
'추억의 맛' 단골손님 몰려 북새통
사장 부부 "고맙고 아쉽고 섭섭해"
30년 넘게 영업한 서울 강남의 한 분식집 폐점 소식에 단골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상가에 있던 '만나분식'이 7일 영업 후 문을 닫는다. 만나분식 측은 "사장님의 건강상 이유로 2024년 1월 8일부로 30여 년간의 영업을 종료한다"며 "부족한 부분, 만족스럽지 못하셨던 부분도 있으셨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찾아주신 고객분들께 이렇게나마 감사 인사를 드린다"고 공지했다. 가게 안에도 '그동안 저희 만나분식을 찾아주신 고객 여러분께 깊은 감사와 양해의 말씀을 전한다'는 안내문이 붙었다.
만나분식은 1990년 무렵부터 맹예순(62)·박갑수(67)씨 부부가 운영해온 '떡볶이 맛집'이다. 적당히 매운 양념에 감칠맛 나는 떡볶이와 바삭한 떡꼬치, 후식인 뻥튀기 아이스크림 등이 유명하다. 학창시절 10여 년간 '단골'이었다는 직장인 조모(28)씨는 "매일 만나분식에서 친구들과 떡꼬치를 먹고 학원가로 올라가던 추억이 떠오른다"며 "어린시절에도 비싸지 않은 가격에 배부르게 먹을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폐점을 앞두고 최근 가게 앞은 이곳을 찾은 손님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1시간은 기다려야 한다", "대기하는 손님이 15팀이나 된다" 등 후기가 올라오고 있다.
단골들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한 누리꾼은 엑스(X·옛 트위터)에 "사장님이 참 오래하셨다"며 "고등학교 시절 친구들과 땡땡이 치고 찾아가면 사장님이 혼내시면서도 한없이 퍼주셨다"고 적었다. 또 다른 누리꾼도 "문 닫는다는 소식을 듣고 다 모인 건지 엄청난 대기줄이 생겼다"며 "추억의 가게가 또 하나 없어진다"고 아쉬워했다. 단골로 추정되는 한 누리꾼은 "떡꼬치는 90년대에 먹어봤던 그 맛이었다"며 "이렇게 장사가 잘되는데 그만하신다는 게 아쉽다"고 후기를 남겼다. 또 다른 누리꾼도 사진과 함께 "쫄볶이의 쫄면과 떡볶이 소스가 잘 버무려져서 맛있었다"며 "이렇게 맛있는 쫄볶이와 떡꼬치를 못 먹는다는 생각을 하니 슬프다"고 남겼다.
아내 맹씨는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조그마할 때 오던 애가 '내가 대학병원 신경외과 박사가 됐으니 나중에 찾아오시면 검진해주겠다'라고 했다"며 "끌어안고 우는 손님들도 있었고 그래도 내가 '헛되게 아이들 상대하지는 않았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남편 박씨도 "문을 닫는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손님들이 너무 몰려서 남은 며칠을 어떻게 버텨야 할지 걱정"이라면서도 "그래도 이렇게 여기까지 찾아와준 걸 생각하면 참 고맙고 아쉽고 섭섭할 따름"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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