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 기본설계’ 입찰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왕정홍 전 방위사업청장에 대한 강제 수사에 나섰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중대범죄수사과는 지난달 1일 왕 전 청장의 자택을 압수해 PC, 휴대전화 등 증거물을 확보했다고 3일 밝혔다. 왕 전 총장은 직권남용 혐의로 입건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됐다.
KDDX 사업은 7조8,000억 원을 들여 기존 이지스 구축함보다 작은 6,000톤급 한국형 ‘미니 이지스함’ 6척을 건조하는 해군의 대규모 프로젝트다. 기본설계 사업 예산은 200억 원 수준이지만, 사업권을 따내면 이후 상세설계와 1호 구축함 건조사업까지 수주하는 데 유리해 입찰 경쟁이 치열했다.
의혹의 핵심은 기본설계 입찰공고가 있기 불과 몇 달 전인 2019년 9월 방사청이 내부 지침을 바꿔 현대중공업 측에 특혜를 주었는지 여부다. 방사청이 국군기무사령부(현 국군방첩사령부) 보안감사에서 위반사항이 적발되면, 입찰 때 해당 업체의 점수를 깎도록 한 기준을 완화한 덕에 현대중공업이 사업자로 선정됐다는 것이다. 달라진 규정으로 보안감점을 받지 않은 현대중공업은 경쟁업체인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을 0.056점 차이로 제치고 사업권을 따냈다.
경찰은 이 과정을 왕 전 청장 등이 주도한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압수품 분석과 관련자 조사를 마치는 대로 왕 전 청장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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