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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지배하려는 집착적 욕구, 초기 인류에게도 있었다

입력
2024.01.05 18:0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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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드 오젤 '1초의 탄생'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시간의 굴레에서 벗어나 자주적 삶을 사는 것. 시테크의 압박을 받으며 시간에 쫓겨 사는 현대인은 새해에 이렇게 다짐하곤 한다.

미국 물리학자 채드 오젤이 쓴 '1초의 탄생'에 따르면, 시간을 재고 따지는 것은 현대인뿐만이 아닌 인류 문명 전체의 특징적 집착이었다. 책은 천문 관측으로 시간을 재던 문명 초기의 이야기부터 정밀한 원자시계가 등장한 사연까지에 이르는 인류의 시간 측정사를 다룬다.

저자는 건설 목적이 베일에 싸여 있고 기원전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영국의 스톤헨지 돌기둥과 석기시대 유적인 아일랜드 뉴그레인지 돌무덤이 시계 기능을 했을 것이라고 본다. 하지·동지의 일출 지점에 맞춰 유적이 정렬돼 있어서다. 시간 측정과 관리는 인류가 오래전부터 큰 관심을 기울인 활동이었던 셈이다.

시간 측정은 규칙적으로 반복되는 '똑딱임'을 파악하는 과정이다. 다양한 시계의 똑딱임을 이해하려는 노력은 물리학과 천체물리학 분야의 혁명적 발견들로 이어졌다. 정확한 1초라는 시간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신학, 농경, 정치와의 타협 과정이 필요했다.

인류의 시간에 대한 집착은 궁극적으로 미래를 알기 위한 것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예컨대 신석기시대 유물에서 발견되는 동지점 표시 흔적은 겨울이 지나면 봄이 다시 온다는 것을 알려주는 표시였다. 저자는 "시간 측정은 변덕과 혼란이 가득했을 세상에 질서와 예측 가능성을 부여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했다.


1초의 탄생·채드 오젤 지음·김동규 옮김·21세기북스 발행·492쪽·1만2,000원

1초의 탄생·채드 오젤 지음·김동규 옮김·21세기북스 발행·492쪽·1만2,000원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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