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살 때 헤어져 2008년 재회한 딸
뇌경색·중증 지체장애 어머니 간병
권익위 조사로 임대주택 승계 인정
게티이미지뱅크
중증 장애 어머니를 40년 만에 만나 15년간 돌본 딸이 살던 임대주택에서 쫓겨날 위기에 몰렸다가 구제됐다.
2일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60대 여성 A씨는 열 살 무렵인 1968년 부모가 이혼하면서 어머니와 떨어져 별다른 교류 없이 살았다. 40년이 지난 2008년 기초생활수급자인 어머니가 뇌경색을 앓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A씨는 어머니가 거주하는 임대주택에 함께 살며 간병을 도맡았다.
A씨는 지극정성으로 아픈 어머니를 돌봤다. 권익위가 확보한 진료 기록 등에 의하면 중증 지체장애 판정을 받은 어머니는 주변 도움 없이는 거동조차 불편한 상황이었다고 한다. A씨도 경제적으로 넉넉한 형편은 아니었지만, 병원 진료에 매번 동행하고 식사도 손수 준비하는 등 헌신적으로 어머니를 보살폈다. 권익위 조사관을 만난 사람들은 A씨에 대해 "어머니와 함께 살며 간병을 전담했다", "진심으로 노력하던 효녀였다"고 전했다고 한다. 그는 자신의 소득이 더해지면 어머니가 기초생활수급자 자격을 박탈당할 수 있다는 우려에 함께 거주하면서도 전입신고를 하지 못했다.
지난해 9월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면서 A씨는 어머니 명의로 빌린 임대주택에서 나가야 하는 상황이 됐다. A씨는 대전도시공사에 임대주택 임차인 명의 변경을 신청했지만 대전도시공사는 A씨가 전입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이에 A씨는 같은 해 11월 권익위에 고충민원을 신청했다.
권익위는 A씨의 카드 내역과 병원 관계자 및 이웃 주민, 임대주택 경비원 등의 증언을 확보해 지난달 대전도시공사에 임대주택 명의 변경을 권고했고, 대전도시공사도 이를 수용하기로 했다. 권익위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공동생활을 한 가족인데 형편이 어려운 나머지 주민등록을 못 했다는 이유로 보호받지 못하는 상황 등을 감안해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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