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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운운'에 '록밴드 압력'까지...중국, 노골적 대만 선거 개입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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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운운'에 '록밴드 압력'까지...중국, 노골적 대만 선거 개입 시도

입력
2024.01.0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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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총통 선거 열흘 앞]
중국 "민진당 집권 시 군사 충돌"
대만 기업인 정치 헌금도 종용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26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마오쩌둥 탄생 130주년 기념 좌담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시 주석은 이날 마오쩌둥을 찬양하며 대만과의 통일 의지를 다졌다.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26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마오쩌둥 탄생 130주년 기념 좌담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시 주석은 이날 마오쩌둥을 찬양하며 대만과의 통일 의지를 다졌다. 연합뉴스

대만 총통 선거(1월 13일)가 열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중국의 선거 개입 시도가 과거 어느 때보다 거세다. 독립주의 성향의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이 재집권할 경우 '대만 통일'의 길이 더욱 험난해지기 때문이다. 이에 중국은 대만 침공 가능성을 띄우는 한편 인기 가수에게 중국 지지 입장 표명을 강요하는 등 민진당 지지 여론 분산에 집중하고 있다.

민진당이 집권하면 전쟁이 발발할 것이란 중국의 위협은 공공연하다. 2일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 따르면, 천빈화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대변인은 전날 "양안관계는 대만의 민주적 절차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는 차이잉원 총통의 신년사를 공개 비난했다. 천 대변인은 "이른바 차이잉원 노선(독립주의 노선)은 대만을 해치는 것으로, 전쟁 위험·지역 안정 위협의 원인"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만) 독립 모색은 대만 평화를 멀어지게, 전쟁에 가깝게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왕짜이시 전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부주임도 지난달 23일 한 포럼에서 "민진당 재집권 시 (중국과 대만 간) '군사적 충돌' 발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으름장을 놨다. '민진당 승리=전쟁 위기 상승'이란 프레임을 걸어 민진당 지지 여론을 분산시키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달 31일 발표한 2024 신년사에서 "조국 통일은 역사적 필연"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달 26일 '마오쩌둥 탄생 130주년 심포지엄'에서도 그는 "조국은 반드시 통일돼야 하며, 통일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쟁 가능성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대만 총통 선거에 앞서 굳이 통일 의지를 강조한 것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대만 유권자들에게 보낸 경고"라고 분석했다.

친중 여론을 끌어올리기 위한 갖가지 은밀한 작업도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만 자유시보는 1일 "중국 내 전국대만동포투자기업연합회 간부가 최근 중국 당국의 요청으로 연합회 회원들에게 친중 성향인 국민당에 정치 헌금을 낼 것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1만 대만 달러(약 42만 원) 이상'이라는 구체적 금액까지 적시했는데, 민진당은 "헌금을 낸 사람과 내지 않은 사람을 구별 지어 사실상 국민당에 대한 투표를 강요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중국 정부의 '록밴드 압력설'도 불거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의 언론 관리·감독 기구인 광전총국은 최근 대만 유명 록밴드 우웨톈에 "대만은 중국의 일부라는 중국의 입장을 공개 지지하라"고 요구했다. 우웨톈 측이 이를 거절하자 그들이 최근 중국 상하이 공연에서 '립싱크' 공연을 했다는 의혹을 조사하겠다고 위협했다는 것이다.

중국은 물론 의혹을 일축했다. 대만사무판공실은 "해당 보도는 철두철미한 가짜뉴스"라며 "민진당 측의 정치적 농간"이라고 반박했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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