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 생중계서 깜짝 발표
세계에서 현존하는 군주 중 가장 오랜 기간인 52년 동안 재위한 덴마크 여왕이 2024년 새해를 맞이하면서 퇴위를 깜짝 선언했다.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덴마크 마르그레테 2세 여왕은 지난달 31일 밤(현지시간) TV 방송으로 생중계된 신년사를 통해 즉위 52주년이 되는 이달 14일 왕위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초 등 수술을 받은 그는 "의료진 덕에 경과가 좋지만 여왕으로서 미래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며 왕위를 큰아들인 프레데릭 왕세자(55)에게 넘기겠다고 발표했다.
마르그레테 2세 여왕은 이날 신년사에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기후 위기, 인공지능(AI)을 거론하다가 갑작스럽게 퇴위 의사를 밝혔다. 그동안 "숨질 때까지 왕위에 머물겠다"고 공언해 왔다는 점에서, 모두를 놀라게 한 발표였다. 현재 82세인 그는 1972년 1월 14일 아버지 프레데릭 9세가 서거한 후 왕위에 올랐고, 오는 14일 즉위 52주년을 맞는다.
왕실 현대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 마르그레테 여왕은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서거 이후 유럽의 최장 재위 군주였다. 덴마크 국민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많다. 예술과 고고학에 관심이 많으며, 실용적이고 전통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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