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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로나 돌풍'의 주역, 우크라이나 절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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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로나 돌풍'의 주역, 우크라이나 절친들

입력
2023.12.29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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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골 4도움 도우비크, 라리가 공격포인트 1위
'언성 히어로' 치한코우도 지로나 핵심
동갑내기 '절친' 사이... 치한코우, 도우비크 적응에 적극 지원

아르템 도우비크(가운데). AFP

아르템 도우비크(가운데). AFP


빅토르 치한코우(오른쪽). EPA

빅토르 치한코우(오른쪽). EPA


스페인 라리가 '돌풍의 팀' 지로나의 중심에는 우크라이나산 용병 두 명이 있다. 주인공은 아르템 도우비크와 빅토르 치한코우. 이들은 포화와 잿더미로 얼룩진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 한 줄기 희망으로 자리 잡았다.

지로나는 28일(한국시간) 기준 리그 2위로, 선두 레알 마드리드와 득실차에서 뒤질 뿐 승점은 같다. ‘디펜딩 챔피언’ 바르셀로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도 지로나의 발 밑. 지로나는 2017~18시즌에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1부에 발을 들였고, 역대 최고 순위도 지난 시즌 기록한 10위가 최고였다. 말 그대로 ‘언더도그의 반란’이다. 지로나가 써 내려가는 기적의 동화 첫 페이지에는 ‘우크라이나 홀란’ 도우비크가 등장한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지로나 유니폼을 입은 도우비크는 리그 17경기에 나서 11골 4도움을 기록, 라리가를 폭격하고 있다. 득점은 3위, 공격포인트는 공동 1위다. 13골 2도움을 기록한 레알 마드리드의 에이스 주드 벨링엄만이 도우비크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

189㎝ 달하는 큰 키에 엄청난 근육을 갖춘 그는 마치 ‘괴물 공격수’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을 연상케 한다. 경합 상황에서 수비수에 밀리는 일이 거의 없으며 순간 속도가 시속 34㎞일 만큼 빠르다. 득점수가 증명하듯 마무리 능력은 말할 것도 없고, 연계 능력도 우수하다. 이번 시즌 스트라이커의 ‘교과서’ 같은 활약을 하고 있는 셈이다.

도우비크가 지로나 유니폼을 입게 된 배경에는 조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의 영향이 있다. 2022년 러시아의 침공으로 발생한 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으로 우크라이나 프리미어리그(UPL)는 시즌 도중 중단되기도 했는데, 미하일로 무드리크(첼시·우크라이나) 등 UPL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친 많은 선수들이 우크라이나를 떠났다. UPL의 SC드니프로-1에서 활약하며 2021~22, 2022~23시즌 득점왕을 차지한 도우비크 역시 이 중 한 명이다.

세계 최고의 리그인 라리가지만 적응의 시간은 필요 없었다. 도우비크는 지로나에서 맞이한 첫 경기에서 8분 만에 골을 기록하며 팀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고, 지금까지 절정의 기량을 펼치고 있다.

도우비크의 이 같은 활약에는 숨은 조력자가 존재한다. 그는 바로 또 다른 지로나 돌풍의 주역 빅토르 치한코우다. 치한코우와 도우비크는 동갑내기 '절친' 사이다. 유로 2020 대회에서는 우크라이나 유니폼을 입고 조국 역사상 최초의 8강 진출을 견인하기도 했다.

치한코우 역시 도우비크처럼 자국 리그인 UPL에서 활약하다가 올해 1월, 지로나에 합류했다. 도우비크와 지로나의 계약과정에서도 결정적인 역할을 한 그는 물심양면으로 도우비크의 적응을 도왔다. 언어로 발생하는 소통의 문제는 물론, 같은 장소에 거주지를 두어 생활적으로도 큰 도움을 줬다.

우크라이나에서 온 두 선수의 케미는 경기장에서 더욱 빛난다. 지로나의 미첼 산체스 감독은 극단적인 공격 전술을 선호하는데, 사비우(브라질)-도우비크-치한코우로 이어지는 삼각편대가 공격의 핵심이다. 이들의 활약 속에 지로나는 18경기에서 42득점을 퍼부어 팀 득점 순위 1위를 달리고 있다. 엄청난 활동량과 적극적인 압박을 자랑하는 치한코우(3골 3도움)는 스탯상으로 도우비크에 밀리지만, 보이지 않는 지로나의 '핵심'으로 손꼽힌다.

도우비크의 득점에 그의 유니폼을 잡고 기뻐하는 우크라이나 축구 팬들. 연합뉴스 EPA

도우비크의 득점에 그의 유니폼을 잡고 기뻐하는 우크라이나 축구 팬들. 연합뉴스 EPA

도우비크와 치한코우의 활약으로 조국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큰 힘을 받고 있다. 실제로 두 선수의 인스타그램 게시물에는 수많은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댓글이 달려있다. 이들을 향한 응원과 격려를 담은 내용이 다수다. 우크라이나 국기 이모티콘도 댓글창을 장식한다. 두 선수 역시 조국에 대한 애국심을 숨기지 않았다. 이들은 우크라이나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사진, 조국의 국기 등과 함께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기원하는 게시물을 여러 번 올렸다.

두 선수가 속해있는 지로나와 우크라이나 대표팀은 ‘라리가 우승’과 ‘유로 본선 진출’이라는 각각의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도우비크와 치한코우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것을 누구보다 염원하고 있다.

이동건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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