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 기관 채용 공고 분석 결과
여성 전용 일자리, 남성의 68% 수준
중국 공무원 채용 시장의 '남성 선호' 기류가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직원만 뽑겠다고 공지한 채용 공고보다 '남성 전용 채용' 공고가 압도적으로 많다는 조사 결과가 이를 증명했다.
2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비정부기구(NGO)인 '직장 내 성차별 실태 연구단'은 지난 10월 발표된 중국 정부 기관·공기업의 채용 공고문을 전수 분석했다. 중국 정부는 통상 매년 10월 일괄적으로 공무원 채용 시험을 실시하는데, 올해엔 지난해보다 약 2,500명가량 많은 3만9,600명의 공무원을 선발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연구단의 분석 결과, 채용 공고문에 '남성 전용'이라고 명시된 일자리는 1만981개로 집계됐다. 반면 '여성 전용' 일자리는 남성의 약 68% 수준인 7,550개에 불과했다. 공무원 시험 응시자의 남녀 비율이 같다고 가정할 경우, 남성의 채용 가능성이 훨씬 더 크다는 뜻이다.
남성 선호는 대도시보다 지방직 공무원 채용 시장에서 더 뚜렷했다. SCMP는 "철도국이나 인민은행의 지방직 채용에서 남성 선호도가 두드러졌다"며 이들의 '남성 전용' 공고 비율이 전체 공고의 40%에 달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국세청, 관세청 등과 같이 '통계 업무'를 하는 기관은 상대적으로 특정 성별 선호도가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중국 노동법은 "고용주가 성별, 인종, 민족, 종교적 신념 등을 이유로 차별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19년 '성차별적 표현'이 담긴 구인 광고 금지법도 제정했다. 하지만 성차별 표현에 해당하는 요건이 법률에 명확히 규정돼 있지 않은 탓에 특정 성별을 요구하는 채용 시장 관행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중국 정부 고위직에서도 여성 공무원을 찾기는 더욱 힘들어졌다. 시진핑 국가주석 집권 2기(2018~2022년)까지만 해도 쑨춘란 당시 부총리가 중국 여성 리더의 명맥을 이었다. 그러나 올해 공식 출범한 3기 체제에선 중국공산당 핵심 지도부인 중앙정치국 위원 24명 중 여성이 단 한 명도 없다. 1987∼1997년을 제외하곤 중앙정치국에 항상 여성 위원이 있었는데, 25년 만에 처음으로 '전원 남성'으로 꾸려진 것이다.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는 지난 5월 보고서에서 "중국 최고 지도부에 여성이 없는 점은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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