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경지 제공 농가에 3.3㎡당 3,000원
1㏊ 900만 원… 직접 경작보다 많아
주주형 공농영농 형태로 농가소득 배가

문경 영순들녘 이모장 모습. 콩(왼쪽)을 수확한 뒤 양파(오른쪽) 심었다. 경북도 제공
경북도 혁신농업타운 1호인 경북 문경시 영순면 율곡리 일원 영순들녘에서 참여 농가에 처음으로 소득배당이 실시됐다. 벼 1모작 중심의 영농을 콩 양파 등 이모작으로 전환하고, 규모화와 영농기술혁신 등으로 농가소득을 배가한다는 경북농업대전환이 첫 결실을 거둔 것이다.
경북도 혁신농업타운 1호 사업지구를 운영하는 늘봄영농조합법인은 28일 영순면 율곡리 마을회관에서 이모작 공동영농에 참여한 농가에게 3.3㎡당 3,000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농지를 조합에 제공한 대가다. 대상은 80농가(110㏊)다. 배당금은 공동영농 시작 때 법인이 농가에 약속한 최저치로, 앞으로 초과소득이 발생하면 배당금이 늘 수도 있다.
배당금은 1㏊ 기준 900만 원으로, 농가가 직접 벼농사를 지을 때보다 훨씬 많다.
홍기웅(79)씨는 “50년간 벼농사를 지었는데, 해마다 쌀값 불안정에다 요즘은 힘이 달려 농사 짓기도 힘들었다”며 “주로 젊은 세대가 농사를 짓는 혁신농업타운에 땅을 주고 나니 가만히 앉아서 농사 짓는 것보다 소득이 더 많아 고맙다”고 말했다.
홍의식 늘봄영농조합대표는 “우여곡절 끝에 시작했는데 올해는 집중호우 등으로 애가 탔다”며 “반신반의하면서 법인을 믿고 참여한 농가에 감사하고, 약속한 배당을 할 수 있어 감회가 깊다”고 말했다.
이번 배당금 총액은 9억9,800만 원이다. 이번에 소규모인 30 농가에 2억7,000만 원을 우선 지급한 뒤 나머지는 수확한 콩 판매가 마무리되는 1월 중에 마저 지급할 예정이다.
혁신농업타운은 주주형 공동영농 형태다. 참여 농가가 영농법인에 농지와 경영을 위임하고 법인이 들녘 전체를 책임 경영한다. 땅을 내놓은 농가는 배당과 별도로 일당을 받고 농사를 지을 수 있다. 농기계 작업은 30만 원, 단순 농작업도 9만 원을 일당으로 준다.
이는 주로 1년에 벼 하나만 재배하던 농지에 소득이 높은 작목을 선정해 이모작을 하고, 인접한 농지를 하나로 묶어 대규모로 경작하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때문이다. 하절기에는 벼는 5㏊만 심고 콩을 105㏊ 재배한다. 추수를 한 뒤에는 양파와 감자를 심는 방식이다.
경북도는 110㏊ 영순들녘에 벼만 심을 경우 연간 농업생산액은 7억8,000만 원이지만, 이번 콩 수확에 이어 내년 6월까지 양파와 봄감자를 수확하면 생산액은 24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올해 최우선 과제를 농업대전환으로 정하고 각오를 다졌는데, 연말에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며 “문경 영순들녘의 사례처럼 농업ᆞ농촌의 판을 바꾸어 도내 전역에서 농업대전환을 이루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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