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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과 손편지만 남기고...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얼굴 없는 천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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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과 손편지만 남기고...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얼굴 없는 천사들'

입력
2023.12.26 15:30
수정
2023.12.26 16:00
0 0

대구 동구 9년째, 전북 완주 16년째 쌀 배달

익명의 50대 남성이 기부한 쌀이 대구 동구 신천3동행정복지센터 창고에 쌓여 있다. 대구 동구 제공

익명의 50대 남성이 기부한 쌀이 대구 동구 신천3동행정복지센터 창고에 쌓여 있다. 대구 동구 제공

올 연말에도 전국 곳곳에서 '얼굴 없는 천사'들의 선행이 이어지고 있다.

26일 대구 동구에 따르면 최근 신천3동행정복지센터에 익명의 기부자가 보낸 10㎏들이 쌀 100포가 도착했다. 동구는 90포 이상을 지역 소외계층 등에게 전달했고, 나머지는 비상상황 등을 대비해 보관 중이다.

이 선행은 2015년부터 9년째 이어지고 있지만 기부자에 대해 알려진 건 50대 초반 건장한 체격의 남성이라는 점과 매년 같은 마트에서 최상품 쌀을 고른 뒤 직접 결제해 배송한다는 게 전부다. 구매금액당 0.1%가 적립되는 포인트도 이 남성은 신분 노출을 우려해 거절했다. 지난해 '8번째입니다. 따뜻한 겨울 보내시길 바랍니다'라고 쓰인 쪽지 한 장과 279만 원이라는 결제금액 등이 인쇄된 영수증을 남겼는데 영수증 하단의 결제정보는 잘려나가 있었다. 마트에 따르면 "신분을 밝히지 말라달라"는 고객의 신신당부가 있었다고 한다. 윤석준 동구청장은 "기부자의 마음을 동구 주민들에게 잘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익명의 50대 남성이 지난해 12월 대구 동구 신천3동행정복지센터에 쌀과 함께 전달한 쪽지와 영수증. 대구 동구 제공

익명의 50대 남성이 지난해 12월 대구 동구 신천3동행정복지센터에 쌀과 함께 전달한 쪽지와 영수증. 대구 동구 제공

전북 완주군 용진읍에도 16년째 나눔이 계속되고 있다. 앞서 용진읍 행정복지센터 직원은 20일 정문 앞에 놓인 10㎏짜리 백미 60포대와 손 편지를 발견했다. 편지에는 "아직도 복지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어두운 곳이 있다. 없는 자들도 동행하며 살아가는 아름다운 우리 용진읍이 됐으면 하는 아주 작은 소망을 몇 개 놓고 간다"고 적혀 있었다. 이 기부자가 2008년부터 기부한 쌀의 양은 9,600㎏에 달한다. 복지센터는 기부자 뜻에 따라 쌀을 복지 사각지대의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용진읍에선 이 기부자의 천사의 선행에 보답하기 위해 이장협의회에서 8년째 사랑의 쌀 전달식을 진행하고 있다. 또 새마을부녀회에서도 김장김치를 소외 이웃에게 6년째 지원하고 있다.

전북 완주군 용진읍 행정복지센터에 도착한 10㎏짜리 백미 60포와 손 편지. 완주군 제공

전북 완주군 용진읍 행정복지센터에 도착한 10㎏짜리 백미 60포와 손 편지. 완주군 제공




대구= 류수현 기자
완주= 김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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