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구 9년째, 전북 완주 16년째 쌀 배달
올 연말에도 전국 곳곳에서 '얼굴 없는 천사'들의 선행이 이어지고 있다.
26일 대구 동구에 따르면 최근 신천3동행정복지센터에 익명의 기부자가 보낸 10㎏들이 쌀 100포가 도착했다. 동구는 90포 이상을 지역 소외계층 등에게 전달했고, 나머지는 비상상황 등을 대비해 보관 중이다.
이 선행은 2015년부터 9년째 이어지고 있지만 기부자에 대해 알려진 건 50대 초반 건장한 체격의 남성이라는 점과 매년 같은 마트에서 최상품 쌀을 고른 뒤 직접 결제해 배송한다는 게 전부다. 구매금액당 0.1%가 적립되는 포인트도 이 남성은 신분 노출을 우려해 거절했다. 지난해 '8번째입니다. 따뜻한 겨울 보내시길 바랍니다'라고 쓰인 쪽지 한 장과 279만 원이라는 결제금액 등이 인쇄된 영수증을 남겼는데 영수증 하단의 결제정보는 잘려나가 있었다. 마트에 따르면 "신분을 밝히지 말라달라"는 고객의 신신당부가 있었다고 한다. 윤석준 동구청장은 "기부자의 마음을 동구 주민들에게 잘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전북 완주군 용진읍에도 16년째 나눔이 계속되고 있다. 앞서 용진읍 행정복지센터 직원은 20일 정문 앞에 놓인 10㎏짜리 백미 60포대와 손 편지를 발견했다. 편지에는 "아직도 복지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어두운 곳이 있다. 없는 자들도 동행하며 살아가는 아름다운 우리 용진읍이 됐으면 하는 아주 작은 소망을 몇 개 놓고 간다"고 적혀 있었다. 이 기부자가 2008년부터 기부한 쌀의 양은 9,600㎏에 달한다. 복지센터는 기부자 뜻에 따라 쌀을 복지 사각지대의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용진읍에선 이 기부자의 천사의 선행에 보답하기 위해 이장협의회에서 8년째 사랑의 쌀 전달식을 진행하고 있다. 또 새마을부녀회에서도 김장김치를 소외 이웃에게 6년째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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